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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소비 '극과극'…1만원 아끼려 새벽줄 vs 호텔예약 동나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8초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 주부 김승희(34ㆍ가명)씨는 지난 22일 새벽 5시30분부터 강남역 유니클로 매장 앞에서 줄을 섰다. 한 시간 동안 줄을 서 손에 쥔 것은 9900원에 구매한 정상가 1만9900원짜리 발열내의 2장. 김씨는 반값행사로 2만원 절약했다는 기쁨에 찼다.


# 직장인 채진수(30)씨는 올해 크리스마스를 여자친구와 특별하게 보내기 위해 특급호텔 크리스마스 패키지를 예약했다. 가격은 1박에 35만원대. 커플 스파가 포함된 이 패키지는 한 달 전부터 예약문의가 몰렸다.

연말연시를 앞두고 소비풍경이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1만원을 아끼려고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 세일행사에 새벽부터 줄을 서지만 한쪽에서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아낌없이 지갑을 열고 있는 것. 100만원이 넘는 고가의 패딩 점퍼가 날개돋친 듯 팔리는가하면 특급호텔 크리스마스 패키지는 12월이 되기도 전에 동이 났다.


28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서울신라호텔의 뷔페레스토랑 '더 파크뷰'는 올 크리스마스 이브인 다음 달 24일과 크리스마스 당일인 25일 예약이 100% 완료됐다. 이곳의 1인당 뷔페 식사값은 10만원대. 그러나 판매 개시 일주일 만에 점심, 저녁시간 예약이 모두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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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라톤디큐브시티 호텔은 다음 달 24일 객실이 95% 이상 찼다. 전체 객실 269개 중 남은 객실은 10여개에 그친다. 1박에 30만원대이지만 현재로서는 그나마도 원하는 객실을 예약하지 못할 정도다. 플라자호텔도 이날 뷔페레스토랑 예약이 70%가량 찼다. 지난해에도 100% 예약이 마감됐던 플라자호텔은 올 크리스마스이브에도 완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강남의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은 올 연말 패키지 판매가 전년 대비 1.5배 신장했다.


디큐브시티호텔 관계자는 "지난해 11월에는 예약이 50%밖에 되지 않았는데 올해는 유난히 빨리 마감됐다"며 "내년 1월 말에 나올 구정연휴 패키지까지 벌써부터 예약문의가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에서는 100만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패딩 제품이 날개돋친 듯 판매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에서는 지난 1~24일까지 프리미엄 패딩 제품 판매량이 전년동기 대비 193%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에서도 같은 기간 동안 고가 패딩제품 판매 신장세가 전년 동기 대비 400%가량 늘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지난해 불었던 아웃도어 열풍이 올해는 고가 패딩으로 옮겨붙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고가 상품의 소비행태가 경기불황과는 맞지 않는다며 소비도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한다.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은 2만4044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지만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가처분소득 차이는 지난해 4.98배에서 5.05배로 벌어져 소득 양극화 현상은 심화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독 세일이 잦아진 것을 보면 경기불황은 맞는데 레저용품 등에 과감히 지출하는 것을 보면 남의 얘기"라며 "레저시장의 활황 여파로만 이런 소비현상을 설명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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