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중앙과 지방이 신경전을 벌일 상황이 아니다. 공(公)의 의미를 되새기고 공공부문 간 협력의 리더십을 발휘할 때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시도지사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세입기반 약화와 복지수요 확대로 중앙과 지방정부가 모두 재정건전성을 위협받고 있고, 공공부문의 적자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중앙과 지방이 모두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 부총리는 공공부문 부채관리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현 부총리는 "무디스가 공기업 부채를 한국 경제의 취약요인으로 지적하는 등 공공부문이 '코가 석 자'이다 보니 국민이 오히려 공공부문을 걱정하는 상황"이라면서 "자칫하면 국가·자치단체·공기업 등의 공공부문이 우리경제의 발목을 잡거나 '민폐'를 끼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 부총리는 폭풍우 속에서 한배를 탔으면 협력해야 한다는 뜻의 '풍우동주(風雨同舟)'라는 표현을 빌려 지방과 중앙정부의 협력을 강조했다.
또 지방공기업에 대한 관리도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그는 "지방정부의 세출 구조조정 노력과 함께 지방 공기업의 채무관리 노력도 강화해 달라"면서 "나랏빚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증대하는 가운데 늘어나고 있는 지방정부 채무와 함께 지방공기업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국회에서 발목 잡힌 예산문제에 대해서는 지방 정부의 협조를 요청했다. 현 부총리는 "정부 예산안 처리가 늦어지면 지방의 정상적 사업집행에 차질이 발생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면서 "36조원에 이르는 지자체 보조 사업에 대한 확정이 늦어지면 지방정부의 예산편성과 업무 수행에도 애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올해 보육예산 문제와 관련해서는 "보육예산 등에서 아직도 이견이 있으나 지방정부도 책임 있는 예산편성을 통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해달라"면서 올해 서울시에서 발생한 예산 부족 상태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이 자리에는 허남식 부산시장을 비롯해 17개 시도 광역단체장 혹은 부단체장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현 부총리와 이경옥 안전행정부 2차관이 참석했다.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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