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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범위' 바꾸기 한발 물러선 중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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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반발에 이달 확정 계획 연기…"1000억 새 기준 검토"

'中企범위' 바꾸기 한발 물러선 중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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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중소기업 범위 기준 개편안 확정이 결국 다음 달로 넘어갈 전망이다. 정부는 연내 처리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중소기업계가 결사 반대하면서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27일 "이달 중 중소기업 범위 기준 개편안을 확정짓는 것은 시기적으로 힘들다고 판단했다"며 "빠르면 내주, 늦어도 연내는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중기청은 당초 이달 말까지 개편안을 마련, 오는 29일 열릴 경제장관회의에서 확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중기청의 개편안에 대해 중소기업ㆍ벤처업계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한발짝 물러선 것이다.

중기청은 지난달 16일 공청회에서 중소기업 범위 기준으로 '매출액 800억원' 단일 기준을 제시했으나 이에 대해 중소기업은 2000억원, 벤처업계는 1500억~2000억원을 적절한 선으로 제시하며 큰 이견차를 보였다. 중소기업 범위를 12년만에 손질하는 만큼, 그동안의 경제성장 추이를 반영해야 한다는 게 중기업계의 설명이다. 중기 지위 변경 대상 기업에 김기문 중앙회 회장의 로만손을 비롯해 중기중앙회 회장단인 이재광, 박주봉 부회장의 광명전기, 대주이엔티 등이 포함된 점도 반발이 큰 이유로 일각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유럽(EU) 기준을 따라 800억원을 제시했던 정부는 어느 정도를 적정선으로 잡아야 하는지를 두고 고민 중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중소ㆍ벤처업계의 안을 수용할지 여부를 두고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내부에서는 기존 800억원 대신에 1000억~1200억원을 새 기준으로 제시하는 방안도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정 시기는 올해를 넘기지 않을 방침이다. 조율을 위해 좀 더 신중한 입장을 취하긴 하겠지만, 질질 끌지는 않겠다는 것이다. 중기청 측은 "각 업계의 입장이 명확해진 만큼 최종안을 정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내년까지 지지부진할 경우 중소기업들이 준비하는 데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소기업계는 당초 주장인 매출액 2000억원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연내 확정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최복희 중소기업중앙회 정책실장은 "수십년간 우리 경제 성장 규모를 감안했을 때 적어도 2000억원은 넘어야 한다"며 "중기청이 이보다 낮은 기준을 제시한다면 끝까지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기청이 지나치게 서두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 실장은 "중소기업 범위기준 개편은 12년만의 대규모 작업인 만큼 신중하게 착수해야 하는데, 정책 일정을 맞추는 데만 급급한 것 아니냐"며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더 듣고 새 개편안을 적용한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후 정책을 확정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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