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여성고용률↓…비정규직·자영업자 비중↑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가장 많은 시간을 일하는데 나아지는 것은 왜 없을까요?"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일하고 자영업자 비중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청년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매우 낮고 비정규직 근로자 비중은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각종 경기지표는 최근 나아지고 있는데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현실은 달라지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경상수지가 690억달러에 이를 정도로 사상 최대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몇몇 대기업에 편중된 수출 성적으로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올해 2%대를 넘어 내년에 3~4%에 진입할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고용 여건은 여전히 바뀌지 않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놓은 우리나라와 OECD 회원국의 고용 관련 주요 지표를 보면 '우울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경기 불씨 살아났다지만 고용형태는 우울=각종 지표는 나아지고 있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지난 10월 취업자 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47만6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증가폭은 지난해 9월(68만5000명) 이후 13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경기 불씨가 지펴졌으니 내년에는 풀무질을 해 경제가 활활 타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나라 고용구조는 후진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 OECD 33개국 중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연평균 2193시간을 일했다. OECD 평균 1749시간보다 많았고 OECD 국가 중 가장 많은 시간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고용률은 OECD 평균 39.5%에 미치지 못하는 23.0%로 34개 조사대상국 중 29위,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OECD(61.8%)에 크게 뒤처지는 54.5%를 기록해 34개국 중 30위를 기록했다. 청년 고용률과 여성 참가율이 OECD 국가 중 꼴찌 수준에 머물러 있다.
반면 임시직 근로자(비정규직 등) 비중은 OECD 평균(12.8%)보다 높은 19.2%를 차지해 31개 조사국가 중 5위를 나타냈고 자영업자 비중은 OECD 평균(16.45%)보다 훨씬 높은 28.8%(조사국가 중 4위)를 보였다. 임시 근로자가 많다는 것은 양질의 일자리가 그만큼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것은 조기 명퇴와 해고 등으로 자영업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임을 보여준다.
특히 보건과 사회복지 고용 비중은 OECD 평균(9.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4.2%를 기록해 조사국가 32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서비스업 생산성에서도 OECD는 6만8976달러를 기록한 반면 우리나라는 2만8001달러로 역시 최하위 수준에 머물렀다.
KDI 측은 "청년과 여성 고용이 확대되지 않고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우리나라 고용구조의 양극화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며 "고용창출과 복지 재원 마련, 기회 균등과 사회통합을 위해 고용의 질적 개선이 절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세종=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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