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미국 뉴욕에 눈이 내리면 주가가 오르는 기업이 있다. 바로 75년 역사의 세계적인 아웃도어 업체 컬럼비아 스포츠웨어다.
미국에서 발간되는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인터넷판은 승승장구하는 컬럼비아의 약진 덕에 억만장자 반열로 뛰어오른 팀 보일 컬럼비아 최고경영자(CEOㆍ64ㆍ사진)를 최근 소개했다.
보일은 거트루드 보일 회장의 아들이다. 지금의 컬럼비아는 팀 보일의 조부모가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정착해 만든 모자 회사를 거트루드 보일이 이어 받아 탄생시킨 것이다. 컬럼비아는 팀 보일의 손을 거치면서 더 성장했다.
팀 보일이 보유한 컬럼비아 지분 41%의 가치는 현재 9억8200만달러(약 1조355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배당액까지 합하면 그의 재산 규모는 10억달러를 웃돈다.
컬럼비아 주가는 최근 1년 사이 24% 올랐다. 현재 시가총액은 23억달러다. 지난해 매출은 17억달러다. 올해 매출도 지난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일은 "컬럼비아의 주가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아 전략적으로 접근하기 힘들다"라면서도 이렇게 덧붙였다. "컬럼비아의 주가가 안정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것은 재무재표가 튼튼하다는 증거다. 동시에 지난 2년 동안 전략 상품들이 고가 라인에서 적정 가격의 중간급 라인으로 이동한 게 효과를 발휘했다."
기후변화로 요즘 겨울은 옛날보다 따뜻해졌다. 보일은 이것이야말로 컬럼비아가 직면한 새로운 도전이라고 말한다. 따뜻한 겨울로 인해 스포츠용품 매장들은 컬럼비아의 대표 상품인 방수 기능성 부츠, 다운재킷을 쇼윈도에 전면 배치하는 걸 부담스럽게 여기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것이 컬럼비아의 매출 감소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는 말은 아니다. 바다낚시용 의류 같은 신상품들이 다른 수요자들의 욕구를 만족시킨 덕이다. 모자에서 출발한 컬럼비아는 현재 방한용품뿐 아니라 낚시ㆍ등산ㆍ스키 등 아웃도어 용품 전반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컬럼비아의 매출이 겨울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게 아니라 1년 내내 고르게 발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컬럼비아는 경쟁사들에 비해 고객의 욕구를 잘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 받는다. 워싱턴주 시애틀 소재 시장조사 업체 맥애덤스 라이트 라젠의 사라 하산 애널리스트는 "과거 컬럼비아가 도매업자들 의견에만 귀 기울였으나 최근 몇 년 사이 일반 소비자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온라인 제품 판매도 컬럼버스가 새롭게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보일은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제품을 직접 착용해보기도 한다. 그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제품은 '컬럼비아 웨이더 위젠 파카'다. 주말에 도시 근교로 새 사냥을 나갈 때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보일은 야외활동을 좋아한다. 그러나 당분간 어머니와 함께 컬럼비아를 계속 이끌어 나갈 생각이다. 그의 어머니는 올해로 89세다. 그러나 하루도 빠짐 없이 아들과 함께 회사로 출근한다. 보일은 "나도 어머니처럼 내 일을 좋아한다"며 "현재로선 컬럼비아 업무 외에 다른 일은 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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