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제주)=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르노삼성 SM3가 소리 없이 강한 '배기가스 제로' 친환경 전기차로 돌아왔다.
국내 유일의 준중형 전기차 르노삼성 SM3 Z.E.를 제주 서귀포시 중문단지에서 싱개물공원, 제주시 도두동으로 이어지는 78㎞ 구간에서 시승했다. 전기차답게 시동을 켜는 순간부터 타 차량과 확연히 다르다. 요란한 엔진 사운드는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다. 짧은 알람이 울렸지만 시동이 켜졌음을 인지하지 못했다. 계기판 왼쪽에 위치한 시동표시등에 'GO'라는 표시를 확인하고야 시동이 켜졌음을 알았다.
주행을 시작하기 위해 가속페달을 밟자, 부드럽게 차가 도로 위를 달려 나간다. 가속성능에서 떨어질 것이라는 전기차에 대한 편견은 단번에 사라졌다. 출발과 함께 최대 토크가 발휘되는 전기차 특성덕분에, 밟으면 밟는 대로 뻗어 나가는 초기 가속성능이 만족스럽다.
실내 정숙성도 강점이다. 엔진 소음 대신 약간의 풍절음만 들려, 동승자와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다. 시속 30km 이하로 저속 주행할 때는 '윙'하는 사운드가 발생한다. 이 또한 주의 깊게 듣지 않으면 알아채기 어렵다. 르노삼성은 보행자가 차를 인지할 수 있도록 가상의 사운드를 삽입했다.
고속구간에 접어들어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자, 큰 무리 없이 최고속도(시속 135km)에 근접한 시속 128km까지 빠르게 올라갔다. 다만 속도를 올리자, 차체에 다소 흔들림이 느껴졌다.
SM3 Z.E.는 최대 모터파워 70㎾, 최대 토크 226Nm로, 최대 주행거리는 135㎞다. 이날 시승구간은 75km로, 시승을 마치고 확인하자 63km를 달릴 수 있는 전기를 소모한 것으로 파악됐다. 내리막길 주행 시 발생하는 에너지를 모아 배터리를 재충전하는 회생제동시스템이 작동해 실제 구간보다 소모량이 적었다.
부족한 충전 인프라는 숙제다. 전기차 보급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는 제주도에는 380여개의 충전소가 있으나, 서울에는 200여개에 불과하다. 계기판에 남은 전력량이 뜨지만, 충전 시설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주행 내내 불안할 수밖에 없다.
SM3 Z.E.는 완속충전 시 교류 7㎾급 충전기(가정이나 사무실용)를 사용해 3~4시간 이내 완충이 가능하며, 급속 충전 방식의 경우 교류 43㎾급 충전기(공공 인프라용)로 30분만에 80% 충전할 수 있다.
판매가격은 기본사양인 SE 플러스가 4200만원대, 고급사양인 RE가 4300만원대다. 환경부 및 지자체 보조금(10대 전기차 선도도시의 경우)을 받을 경우 가격은 1900만원(제주 기준)후반까지 내려간다.
서귀포(제주)=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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