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잃은 것보다 얻은 게 많다. 절대 기죽을 필요 없다."
FC서울에게 아시아 정상 도전은 실패가 아닌 보약이었다. 최용수 감독 역시 후유증을 딛고 값진 교훈을 되새긴다. 더 큰 목표로 선수단의 선전을 독려하는 원동력이다.
최 감독은 18일 경기도 구리 GS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전북전 미디어데이에서 "ACL 준우승으로 선수들이 다소 풀이 죽었는데 절대 그럴 필요가 없다"며 "이런 상황을 극복해야 한층 발전할 수 있다"고 위기소침한 선수단을 격려했다.
사실 최 감독에게도 눈앞에서 우승컵을 놓친 후유증을 털어내기란 쉽지 않았다.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 명승부를 펼치고도 다 득점에서 밀려 아쉬움을 삼킨 뒤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며 애환을 토로하기도 했다. 선수단의 반응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고요한과 김치우는 이구동성으로 "가급적이면 ACL 결승전은 생각하지 않으려고 한다. 정규리그에 집중하면서 아쉬움을 잊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도 최 감독이 애써 마음을 추스른 건 수장으로서의 책임감과 성원해준 홈팬들에 대한 고마움 때문이다. 쓰라린 경험을 통해 우승에 대한 의지가 한층 강해진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소득이다.
최 감독은 "ACL 예선과 토너먼트를 거치면서 아시아 팀들의 장단점을 확인하게 무엇보다 중요한 자산"이라며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좋은 경험들을 선수들과 잘 공유해 적절한 시점에 활용하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북전은 물론 올 시즌 남은 4경기에서 유종의 미를 다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4위까지 주어지는 내년 시즌 ACL 출전권 확보가 확실한 동기부여다.
최 감독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게 해준 홈팬들을 위해 마지막까지 일관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치우 역시 "ACL 준우승은 해봤기 때문에 우승을 위해 더욱 분발해야 한다"면서 "남은 4경기를 잘 마무리하고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동력으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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