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준기회장 1000억원대 사재출연
- 동부하이텍, 동부메탈, 동부제철인천공장, 동부발전당진 매각
- 금융, 철강, 전자, 농업·바이오 등 4개 분야에 주력 방침
[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 동부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고강도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동부하이텍과 동부메탈을 매각하고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 지분도 매각하기로 했다. 김준기 회장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000억원대 사재출연을 통한 증자에 참여하기로 했다.
동부그룹은 이 같은 구조조정을 통해 3조원을 마련, 오는 2015년까지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졸업할 계획이라고 17일 발표했다. 또 앞으로 ▲금융 ▲철강 ▲전자 ▲농업·바이오 등 4대 주력분야를 중점적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동부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자구노력 확대 요청을 적극 수용하는 한편 재무구조를 보다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선제적이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동부그룹의 주요 자구계획안은 = 2015년까지 주요 계열사인 동부하이텍과 동부메탈, 동부제철 인천공장, 동부발전당진 지분 등을 매각하는 것이 핵심이다.
동부하이텍은 보유 중인 동부메탈 지분 등을 처분해 차입금을 대폭 축소한 뒤 매각될 계획이다. 이는 동부가 중점적으로 육성해 온 비메모리 반도체사업을 떼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동부 관계자는 “지난 10여년간 엄청난 투자와 각고의 노력을 통해 이제 사업이 정상궤도에 올랐으나, 반도체부문의 향후 투자에 대한 금융권의 계속되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불가피하게 매각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동부메탈의 경우 동부하이텍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31.28%)에 김 회장이 1인 대주주로 있는 동부인베스트먼트 보유 지분(31%)과 동부스탁인베스트먼트 보유 지분(8.5%)을 합친 경영권 있는 지분(70.78%)을 매각하기로 했다.
동부제철은 또한 인천공장 및 당진항만 매각 외에 동부특수강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보유 계열사 지분 처분 등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현재 2조3500억원의 차입금을 내년에는 1조원 이하로, 2015년에는 9000억원 이하로 대폭 줄이고, 현재 269%인 부채비율을 내년에는 154%로, 2015년에는 140%로 획기적으로 낮출 계획이다.
동부건설은 동부발전당진 지분을 비롯한 각종 자산 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미 동자동 오피스빌딩을 성공적으로 매각한 데 이어, 자회사인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처분을 위한 막바지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이 밖에 동부팜한농은 울산, 김해 등지의 유휴부지 및 보유 지분을 처분하고, 동부CNI 등 다른 계열사들도 각종 유형 자산과 지분 등을 처분해 자구계획에 힘을 보탠다.
◆2015년까지 3조원 조달…김준기 회장 사재 출연 =동부는 이러한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통해 2015년까지 약 3조원의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동부는 현재 6조3000억원 규모인 차입금을 2조9000억원대로 대폭 줄어들게 된다. 부채비율도 현재 270%에서 170% 수준으로, 이자보상배율은 현재 0.14배에서 1.6배로 개선해, 2015년까지 재무구조개선약정에서 완전히 졸업한다는 목표다.
이번 자구계획에는 김 회장의 사재 출연도 포함됐다. 김 회장은 보유 계열사 지분 중 일부를 처분해 1000억원가량을 동부제철 유상증자에 투입할 계획이다.
김 회장은 최근 주요 임원회의에서 “이제 주요 회사들의 투자가 모두 끝난 상황이므로 지금부터는 우리가 가진 모든 역량을 차입금을 줄이고 재무 안정성을 높이는 일에 집중시켜 2015년까지 재무구조개선약정을 기필코 졸업하자”고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앞으로 동부그룹은 4대분야 집중= 동부는 이 같은 구조조정을 통해 앞으로는 ▲금융 ▲철강 ▲전자 ▲농업·바이오 등 주력 4개 분야에 사업을 집중할 방침이다. 동부 관계자는 “앞으로 불경기가 3~4년간은 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이에 대비해 주력 사업의 경쟁력을 보다 강화해 지속성장이 가능한 기업체질을 굳건히 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금융분야는 동부화재를 중심으로 금융 선진국인 미국 본토에서 거둔 성공을 바탕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진출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철강분야는 합금철부문을 매각하고, 전기로제철사업의 안착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집중키로 했다. 특히 동부제철은 인천공장과 당진항만을 매각하는 등 자구노력을 통해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함으로써 경쟁력 있는 체제로 탈바꿈한다는 구상이다.
전자분야는 부품사업인 반도체부문을 매각하는 대신, 가전, 로봇, 발광다이오드(LED), 정보기술(IT) 등 세트사업 중심의 B2C 분야를 적극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농업·바이오 분야는 기존 농자재 분야의 확고한 사업경쟁력을 바탕으로 바이오 분야에 전념키로 했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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