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특허 침해로 아이폰 판매 어려워졌다…삼성, 다른 제조사보다 베끼기 심각"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필 쉴러 애플 수석부사장이 삼성의 갤럭시 스마트폰을 보자마자 충격에 빠졌으며 삼성 때문에 아이폰을 판매하기가 훨씬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씨넷 등 외신에 따르면 필 쉴러 부사장은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애플 손해배상액 재산정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삼성의 특허 침해로 애플은 새로운 소비자를 모으고 애플의 생태계 안에 편입하기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필 쉴러 부사장은 "애플의 마케팅 전략은 다른 모든 제품들과 기능, 특징을 차별화해 우리 제품을 영웅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삼성이 아이폰을 베끼면서 제품 차별화, 판매가 힘들어졌으며 삼성이 비슷한 제품을 내놓지 않았다면 애플의 마케팅은 더 성공적이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제품 기능 1가지를 베끼는 것은 50개를 베끼는 것과 같은 피해를 애플에 준다고 덧붙였다.
삼성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다른 제조사들보다 애플을 더 많이 베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필 쉴러 부사장은 "한쪽은 베끼지만 다른쪽(다른 제조사)들은 그렇게 많이 베끼지 않는다는 게 차이"라고 말했다.
삼성측은 애플도 경쟁사에 대응하기 위해 삼성을 모방한다고 맞섰다. 삼성이 갤럭시탭 7인치를 출시한 후 애플이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의 말을 뒤집고 7.9인치 아이패드 미니를 내놓은 것을 근거로 제시했다. 잡스는 지난 2009년 삼성이 7인치 갤럭시탭을 발표했을 때 "7인치대 태블릿은 (시장에) 도착하는 즉시 사망할 것(DOA, Death of Arrival)"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필 쉴러 부사장은 "애플은 경쟁사에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라고 반박했다.
삼성과 애플은 12일부터 미국 법원에서 손해배상액 재산정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삼성이 지급해야 할 손해배상액을 놓고 애플은 3억7978만달러, 삼성은 5272만8000달러를 주장하고 있어 양 사의 입장차가 3억2000만달러에 달한다. 배심원은 오는 20일께 손해배상액을 결정할 전망이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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