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이석채 前 KT 회장의 배임 혐의 등을 수사 중인 검찰이 수십억원 규모 배임 정황을 추가로 포착해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검찰 등에 따르면 최근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부장검사 양호산)의 3차 압수수색 대상에는 KT와 수년간 거래해 온 정보기술(IT) 업체가 포함됐다. 검찰은 압수수색으로 KT와의 거래기록, 회계·재무자료, 내부 문건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 회장이 취임한 뒤 KT가 해당 업체와 거래하는 과정에서 수십억원 규모 특혜성 조치를 취해 회사에 손해를 입힌 것은 아닌지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달 22일과 31일, 그리고 이번 달 11일 세 차례에 걸쳐 KT 사옥과 임원 자택, 계열사 및 관계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또 KT 자회사와 거래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에 대한 특혜 의혹도 살펴보고 있다. 경영 악화로 올해 초 결제대금이 밀려 거래중단이 검토됐던 해당 업체에 대해 이 회장은 자회사로 하여금 독촉을 자제하도록 하는가 하면 오히려 협력 강화를 선언하고 지난달 20억원을 투자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회장이 정치인의 청탁을 받고 특혜성 거래 및 계열사 경영 간섭에 나섰다는 첩보를 입수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이 회장은 취임 이후 일부 임직원 급여를 부풀려 지급한 뒤 이를 되돌려 받아 조성한 비자금으로 정·관계 로비에 썼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앞서 검찰은 이 회장이 KT 사옥 39곳을 감정가보다 훨씬 낮은 헐값에 매각하고, 'OIC랭귀지비주얼'을 계열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주식을 시세보다 비싸게 사들이거나 '사이버 MBA'를 적정 가격보다 비싼 값에 인수, 지하철 스크린광고 사업체인 '스마트애드몰'에 과다하게 투자하는 등 회사에 1000억원대 손해를 입힌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업무상배임)를 수사해왔다.
한편 미래창조과학부는 무궁화위성 불법·헐값매각 의혹 관련 최근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로 이 회장을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고발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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