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 "내년 3월 2차소송 앞서 양측 CEO 협상" 권고…내년 1월까지 중재 제안서 제출 요구받아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삼성전자와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또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게 될 전망이다. 양측의 특허 전쟁이 시작된 지 2년7개월여가 지났고 그동안 삼성전자와 애플이 스마트폰 양강 구도를 확고히 하는 등 얻을 것은 다 얻은 상황이라 그 어느 때보다 협상 분위기가 무르익었다는 분석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의 루시 고 판사는 12일(현지시간) 삼성·애플 손해배상액 재판을 시작하기에 앞서 양측 변호인단에 협상을 권고했다.
내년 3월 시작되는 2차 소송과 관련해 양측 CEO가 합의를 위해 협상에 참여하라는 내용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내년 1월8일까지 중재 제안서를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삼성전자와 애플 CEO는 지금까지 공개된 것만 최소 세 차례의 협상을 진행했다.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은 지난해 5월과 7월 팀 쿡 CEO를 만나기 위해 두 차례 미국으로 출국했고 8월에는 전화통화를 통해 팀 쿡 CEO와 협상과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 모두 미국 법원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이번에 양측 CEO가 또다시 협상을 진행할 경우 공개된 것 기준으로는 네 번째 협상에 해당한다. 다만 이번에는 최 실장 대신 신종균 사장이 팀 쿡과의 협상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 실장은 지난해 6월까지 삼성전자 대표이사를 맡아 직접 협상에 나섰지만 신 사장이 올해 3월 삼성전자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된 만큼 이번에는 신 사장이 팀 쿡 CEO의 카운터 파트너가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양측의 협상 분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무르익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손해배상액이 최종 결정되면 2011년 4월 시작된 삼성·애플 미국 1차 소송이 사실상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그간 2년7개월여 동안 삼성전자와 애플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확고한 1, 2위를 구축하는 등 소송으로 인한 효과도 톡톡히 누렸다. 더욱이 올해 2월 양측이 합의 직전까지 갔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와 애플의 손해배상액 재산정 재판은 오는 20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양측은 34명의 배심원 후보 중 최종 8명을 선정한 후 다음 날부터 본격적인 심리를 진행한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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