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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 소송 암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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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엎친 데 덮친 격이다. STX조선해양에 악재가 겹치고 있다. 채권단과 자율협약 체결 중인 STX조선해양이 선주들로부터 소송에 직면한 데다가 수주한 선박들조차 다른 조선사로 넘어갈 위기에 처했다.


12일 외신과 조선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선주인 티케이 탱커스가 STX조선해양을 상대로 법적 소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선주는 STX조선해양이 올해 4월 수주한 탱커(정유운반선)를 대우조선해양에서 건조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STX조선해양은 티케이 탱커스로부터 올해 4월 11만3000DWT(재화중량톤수)급 아프라막스 탱커 4척을 약 2000억원에 수주했다. 당시 계약에는 같은 선형의 탱커 12척에 대한 옵션 계약(약 8000억원)이 포함됐다. 연료효율성이 높은 이 선박 수주로 STX조선해양은 친환경 선박 수주의 꿈에 부풀기도 했다.


하지만 STX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STX조선해양은 채권단의 자율협약 체제에 들어갔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STX조선해양의 조기 경영정상화를 위해 선박 선별 실사를 진행하며, 기존 계약 재검토에 나섰다. 문제는 이 기간에 기존 수주한 선박들을 위한 선수금 환급보증서(RGㆍRefund Guarantee)가 제대로 발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RG는 선주가 조선소에 선박을 주문할 때 선수금을 미리 지급했지만, 조선소가 선박을 제대로 인도하지 못할 경우 은행이나 보험사가 선수금을 대신 돌려주는 보험제도이다. 대부분의 계약에서 RG가 발급돼야 선주사들이 선수금을 지불하면서 계약이 진행된다.


티케이 탱커스는 지난달 11만3000DWT급 LR2 PC선 4척의 추가발주 옵션을 행사했다. 티케이 탱커스 측은 "STX조선해양이 옵션 4척에 대한 RG 발급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RG가 발급이 되지 않을 경우 선수금 지불도 없고, 향후 손실에 대해서 법적 조치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옵션 4척에 RG가 발급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현재 소송이 제기된 상황은 아니다"며 "채권단이 기존 수주 계약을 재검토하면서 RG 발급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티케이 탱커스는 계약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대우조선해양으로 선박 건조를 이전할 것을 고려 중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STX조선해양이 기존에 수주한 선박들마저 계약 기간을 지킬 수 있을지 우려된다"면서 "앞으로도 이 같은 사례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승미 기자 ask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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