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7일(현지시간) 유럽 주요 증시가 대부분 하락 마감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0.5%에서 0.25%로 인하하면서 주가는 잠시 상승반전했다. 그러나 유럽 경기가 장기간 부양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는 판단에 다시 주가가 빠지며 하락 마감했다. 호조를 나타낸 미국 지표도 양적완화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염려를 줘 주가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범유럽 지수인 스톡스600지수는 전거래일보다 0.01% 하락한 323.23에 장을 마감했다. 영국 FTSE 100 지수는 전일보다 0.66% 하락한 6697.22, 프랑스 CAC 40지수는 0.14% 내린 4280.99에 거래를 마쳤다. 독일 DAX지수는 0.44% 오른 9081.03을 기록했다.
주가가 빠진 데는 ECB의 금리인하가 영향을 미쳤다. ECB는 기준금리를 기존 0.50%에서 0.25%로 깜짝 인하했다. ECB는 올 들어 지난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동결 기조를 이어오다가 6개월 만에 다시 역대 최저치로 낮췄다.
이에 대해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2%에 근접한 수준으로 오르기까지는 상당기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에 통화정책은 필요로 하는 한 오랫동안 경기 부양적인 입장을 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향후 금리의 방향성에 대해 "현재 수준 또는 그 이하로 상당기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금리인하 발표 이후 주가가 오름세를 나타냈지만 유럽 경제에 대해 드라기 총재가 "생산성이 더딘 속도로 회복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유럽 경기에 대한 우려로 주가가 다시 밀린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미국 경제 지표 호조도 유럽 주식 시장에 악재가 됐다. 미국의 올 3분기 경제성장률이 1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 대비 2.8%(연환산 기준) 증가했고 시장전문가들의 예상치 2.0%도 웃돌았다.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수가 4주째 감소했다. 지난 2일 기준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자수는 33만6000명으로 시장 예상치 33만5000건보다 많았지만 전주보다는 9000명 감소했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좋아지자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 시기가 빨라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며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독일의 미카엘 외스넥 램프자산관리 관계자는 "처음에는 낙관적으로 봤는데 나중에는 왜 ECB가 금리를 인하했는지 보기 시작했다"며 "저금리 기간을 연장한다는 것은 유럽의 경기 약세 또한 지속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럽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기대한 것보다 더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