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 김지은 기자]현직 교사들과 입시전문기관들은 7일 치러진 2014 대학수학능력시험 2교시 수학 영역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A형과 B형 모두 작년과 9월 모의평가의 수준을 유지했다면서도 일부 고난이도 문제로 인해 체감 난이도는 높았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인문계의 경우 더 어려움을 느낌에 따라 수시모집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만족시키지 못하는 수험생들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수학 A형에 대해 한국대학교육협의회 상담교사단인 이금수 중대부고 교사는 "작년 수능이나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전반적으로 교육과정에 충실하게 개념과 원리를 묻는 문제로 구성됐다"고 말했다. EBS 강사인 곽정원 불곡고 교사는 "2ㆍ3점 문항은 쉽게 나와 중하위권을 배려한 것 같으며 4점 중에서도 5개 문항은 상위권의 변별력을 위해 적절하게 배분했다"고 평가했다. 국어와 함께 수학에서도 하나의 주제를 갖고 2개 문제가 나온 이른바 세트형 문항이 선보였다. 곽 교사는 그러나 "6월과 9월 모의평가에서 동일하게 연습된 것이라 잘 적응했을 것"이라면서 "까다로운 유형보다는 학교 수업이나 EBS를 통해 개념을 이해하면 풀수 있다"고 말했다.
수학 B형은 난이도가 9월 모평보다는 어렵고 지난해 수능과는 비슷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유제숙 한영고 교사는 "만점자 비율이 0.78%였던 지난해 수능과 비슷했다고 보면 된다"면서 "지난해 수리 가, 나형과 유사하게 출제됐고 난이도도 적정 수준 유지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교사는 "B형같은 경우는 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하는 문제가 3~4개 출제됐다"면서 "29,30번 문제는 고난이도여서 거기서 변별도가 나온다"면서 "지난해 1등급 커트라인이 원점수 기준 92점이었던점을 고려할 때 이 두 문항을 풀어야 1등급을 유지하기 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대교협 파견교사인 채용석 배명고 교사는 수시에서 인문계 수험생의 어려움을 예상했다. 그는 "수학영역 전체 지원자는 1만7000여명 줄었지만 주요 수도권 대학이 수학 B형을 필수로 지정해 B형 지원자는 오히려 1만5000여명 늘었다"며 "(B형을 주로 응시하는) 자연계에서는 수능 최저학력기준 충족 인원이 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수리 가/나를 동시에 반영했던 가천대, 숭실대 등이 이번에는 B형을 지정함에 따라 인문계 학생의 교차지원이 불가능해져 인문계 학생의 대입 경쟁률은 상대적으로 올라가겠다"고 판단했다.
채 교사는 "국어와 수학을 연계해서 보면 국어 A형은 자연계와 예체능으로 인해 지원자가 늘었고 국어 B형은 인문계만 보다보니 지원자 줄었다"면서 "결국 국어에서도 국어 B형을 치는 인문계학생들이 수시에서 수능 최저등급 충족하기가 어려워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시모집에서는 수시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정시 모집에 이월되므로 정시모집의 경쟁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원가는 대체로 비슷한 분석을 내놓으면서도 어려워졌다는 데 방점을 찍었다. 오종운 이투스청솔교육평가연구소 평가이사는 "수학A형이 지난 9월 모평, 전년도 수능 수리 나형과 비교해 약간 어렵게 출제된 수준이고 수학B형도 쉬웠던 9월 모평보다는 약간 어렵게, 전년도 수능 수리 가형과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난이도로 보면, 수학A형, 수학B형 모두 만점자 비율은 1%보다 작은 0.5-0.8% 정도 수준일 것으로 보이고, 1등급 컷트라인은 수학A형이 88점 전후, 수학B형은 92점 전후 정도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연구실장은 "국어에 이어 수학 역시 지난해 수능보다 어렵게 출제돼 1등급 구분 점수가 A형은 92점, B형은 90점으로 예상된다"면서 "올해도 수학이 상위권 수험생을 변별하는 결정적인 과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성호 하늘교육 대표는 "수학B형은 9월 모평보다 어렵고 A형은 9월 모평과 유사하게 출제됐다"면서 "A, B형 모두 수학과목의 특성상 학생들이 느끼는 체감 EBS연계도는 낮았다. 전년과 달리 난이도가 높은 문항에서 EBS연계율이 떨어지다 보니 체감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김지은 기자 muse86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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