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침대업계 1·2위인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불공정행위 여부 조사에 들어간 것을 두고 가구업계에서는 '예견된 일'이라는 반응이다.
5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에이스침대 창업주 안유수 회장이 운영하는 썰타침대와 안 회장의 두 아들인 안성호·안정호 대표가 각각 최대지분을 보유한 에이스침대·시몬스의 점유율은 국내 침대시장의 절반에 달한다. 에이스침대가 30%, 시몬스침대가 10%, 썰타침대는 10%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국내 침대시장 절반이 한 가족의 손에 들어 있는 셈이다.
그러다 보니 업계에서는 사실상 '한 기업'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썰타침대는 별다른 생산공장 없이 에이스침대의 여주공장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에 솜을 공급하는 관계회사 '톱섬유' 역시 안정호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이 밖에도 에이스침대가 시몬스, 톱섬유, 후렉스코리아, 리오벨라, 썰타침대 등 관계회사에 지급한 매입 및 기타비용은 173억원에 달한다.
이 같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후발업체의 진입을 막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안 회장이 대진침대가 갖고 있던 썰타 판권을 인수한 것 역시 다른 업체의 진입을 막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대진침대는 1990년대 미국 썰타침대와 손잡고 '대진썰타' 브랜드로 에이스와 양강구도를 형성했으나 최근에는 백화점에서도 빠진 상태다.
대리점에 대한 '밀어내기' 의혹도 존재한다. 지난 6월26일 진보정의당 중소상공인자영업자위원회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전국 을의 피해사례 보고대회'에서 에이스침대의 밀어내기 피해사례가 발표된 바 있다.
공정위가 지난주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에 조사관을 보내 매출과 거래 관련 내부자료를 확보하며 조사에 착수한 것도 바로 이 같은 의혹에 대한 사실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에이스침대와 시몬스는 2009년에도 담합으로 인해 공정위 조사를 받고 52억원의 과징금을 물었다.
이에 대해 에이스침대 측은 "공정위는 2009년 담합과 관련해 공정위의 조치를 잘 이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기점검 수준이라고 이유를 전했다"며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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