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침대업계 1·2위인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불공정행위 여부 조사에 들어갔다.
5일 공정위와 가구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에 조사관을 보내 매출과 거래 관련 내부자료를 확보하며 조사에 착수했다.
에이스침대와 시몬스는 2009년에도 담합으로 인해 공정위 조사를 받고 52억원의 과징금을 물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 조사 내용은 4년 전과는 달리 담합이 아닌 불공정거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공정위는 에이스침대와 시몬스, 그리고 특수관계에 있는 기업들 사이에 서로 부당한 지원행위가 있었는지, 혹은 부당하게 경쟁업체의 시장 진입을 막는 불공정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를 살펴볼 예정이다.
이미 예전부터 가구업계에서는 에이스침대와 시몬스, 썰타 등 3개 브랜드가 '한 회사'나 다름없다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에이스침대 창업주인 안유수 회장의 맏아들인 안성호 대표가 에이스침대를, 둘째아들인 안정호 대표가 시몬스의 최대지분을 보유하고 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안 회장 역시 두 아들에게 회사를 물려준 후 2002년 미국 썰타침대와 판권협약을 맺고 썰타침대를 개인사업자 신분으로 운영해 왔다. 세 회사의 점유율 총합은 40~50%에 달해 사실상 한 가족이 침대시장에서 '독과점 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부당 지원행위 역시 그동안 의혹이 제기돼 왔던 부분이다. 썰타침대의 경우 에이스침대의 여주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에 솜을 공급하는 관계회사 '톱섬유' 역시 안정호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에이스침대가 톱섬유에 지난해 지급한 금액은 총 56억원이며 이 밖에도 시몬스, 후렉스코리아, 리오벨라, 썰타침대까지 합하면 매입 및 기타비용은 173억원에 달한다.
안 회장이 대진침대가 갖고 있던 썰타 판권을 인수한 것도 역시 다른 업체의 진입을 막기 위해서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대진침대는 1990년대 미국 썰타침대와 손잡고 대진썰타라는 브랜드로 에이스와 양강구도를 형성했으나 최근에는 백화점에서도 빠진 상태다.
이에 대해 에이스침대 측은 "공정위에서는 2009년 담합과 관련, 공정위 조치를 잘 이행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기점검 수준이라고 이유를 전했다"며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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