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英여왕과 공식환영식·만찬 참석…韓·英수교 130주년 의미 되새기는 기회될듯
[런던=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서유럽 3개국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를 출발해 이날 밤늦게 영국 런던에 도착했다. 박 대통령은 5일부터 공식 일정에 돌입, 7일까지 이곳에 머문다.
◆지상 최고 의전 '英왕실 국빈방문' 관심=박 대통령은 5일 오후 공식환영식을 첫 행사로 영국 국빈방문 일정을 시작한다. 우리나라 정상의 영국 국빈방문은 노무현 전 대통령(2004년)에 이어 두 번째다. 왕실은 1년에 두 번만 국빈방문 일정을 잡으며 국빈에게 '지상 최고의 의전'을 베푸는 것으로 유명하다. 때문에 각 나라 정상들의 '꿈'이라는 소리도 듣는다. 노 전 대통령은 국빈방문 후 "그렇게 대단한 일인 줄 몰랐다"는 취지로 말하기도 했다.
영국 왕실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번 방문은 박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초청을 받아들여 성사됐다. 초청 대상은 왕실이 정하는데 박 대통령이 동북아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서 갖는 의미를 왕실 측이 높이 샀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1952년 이후 국빈방문 리스트를 보면 정치·경제적 강국보다는 국제사회에 큰 기여를 했거나 영국과 특별한 관계 개선이 필요한 정상들 위주로 초청이 이루어졌다.
국빈방문에만 적용되는 왕실마차 탑승과 버킹엄궁에서의 숙박은 최대 이벤트다. 노 전 대통령의 경우를 참고하면 국빈은 공식환영식 참석을 위해 호스가든(Horse Garden)으로 이동해 여왕을 만난다. 이후 여왕 내외와 함께 왕실마차를 타고 버킹엄궁으로 이동하는데 이 장면이 '하이라이트'다. 박 대통령이 여기서 어떤 패션을 선보일지도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수교 130주년 맞아 양국 관계 심화 계기=박 대통령은 이번까지 영국을 세 번 방문했다. 한나라당 부총재 시절인 1999년 영국정부 초청으로 처음 찾았다. 2002년 케임브리지대 학술회의에 참석한 게 두 번째다. 박 대통령이 엘리자베스 1세 여왕과 마거릿 대처 전 총리를 정치적 '롤모델'로 삼았다는 것도 잘 알려진 바다.
눈여겨봐야 할 또 다른 일정은 5일 '한국전 참전기념비 기공식'이다. 영국은 한국전에 미국 다음으로 많은 병력을 파견했으나 참전 16개국 중 유일하게 기념비를 건립하지 못했다. 박 대통령 방문을 계기로 숙원사업이 완성된 것은 한영 수교 130년과 정전 60주년을 맞아 큰 의미가 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기념비는 3m 정도의 높이로 런던의 상징 '런던아이(London Eye)'가 보이는 템스강변에 위치한다.
박 대통령은 왕실 행사 외에도 한영 경제통상공동위 회의 및 글로벌 CEO 포럼 전체회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의 정상회담 등 경제·문화 협력을 위한 일정도 다수 소화할 예정이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세계 6위 경제강국인 영국과의 실질경제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금융·에너지·정보통신 분야에서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등 양국의 동반성장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런던(영국)=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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