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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의 역사, 태초부터 네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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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를 품은 羊毛의 美

옷의 역사, 태초부터 네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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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옷이나 가구 등 상품을 구매할 때 중요한 고려 요소 가운데 하나가 바로 소재다. 특히 디자이너들에게 소재는 작품의 영감을 주는 핵심 매개체로 작용한다. 정구호, 우영미, 오화진, 문영희 등 국내 유명 디자이너들이 가을ㆍ겨울 가장 친근한 소재이자 인간이 발견한 최초의 섬유인 울을 21세기 시각으로 재조명했다. 이들은 울을 어떻게 표현했을까. 단순한 패션, 인테리어 제품이 아닌 디자이너들의 예술적 감성과 디자인 철학을 만나 한 단계 도약한, 소재의 한계를 뛰어넘은 작품들을 소개한다.


◆정구호의 '탈피'=정구호 제일모직 전무는 브랜드 구호(KUHO)를 통해 활동 중이며, 울 소재를 주로 사용해 작품활동을 펼친다. 정구호 디자이너는 '탈피(Talpi)'라는 주제로 울이 지닌 특성을 새롭게 해석했다. 탈피는 말 그대로 파충류나 곤충이 허물을 벗는 '탈피'를 뜻한다. 하지만 작품 안에서는 외피를 벗고 영적으로 더욱 완벽하고 순수한 존재로 거듭나려는 시도를 표상한다. 이미 만들어진 6벌의 재킷을 겹쳐지고 벗겨지는 무한한 반복의 촉매제로 이용해 인간의 유희적인 탈피를 표현했다. 또한 한국의 전통 문양인 당국화무늬, 보상화무늬, 백일홍 무늬를 패브릭에 프린트해 은은한 한국의 전통미를 강조했다.

옷의 역사, 태초부터 네가 있었다 정구호


◆우영미의 '양면성'=남성복 디자이너 중 국내 최초의 여성이자 솔리드 옴므와 브랜드 우영미 대표인 우영미 디자이너는 No.51이라는 주제로 울을 해석했다. 그가 울 팰트(Wool Felt)로 작업한 대표작'NO. 51코트'는 여러 개를 분해하고 다시 하나로 조합해 프레임 형태의 작품으로 재탄생시켰다. 다양한 소재들 중 울을 가장 선호하는 그는 "울이 지닌 딱딱하면서도 부드러운 양명선이 패션철학과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술과 문화를 사랑하는 남성을 위한 우영미 디자이너의 회심작인 이번 작품은 울의 강인함 속 따뜻함을 닮은 그녀의 확고한 디자인 철학과 생각이 베어 있다.

◆최유돈의 '니트'=여성복 브랜드 'EUDONCHOI'로 활동 중인 최유돈 디자이노는 따뜻한 울모던 작품을 내놨다. 두 조각으로 이뤄진 이번 작품은 러시아 민속 의상에 영감을 받아 제작됐다. 스칼렛 레드 니트 드레스는 현대적 느낌의 조밀한 니트 질감으로 울의 따뜻한 감성을 표현했으며, 하위 스커트는 물길을 따라 흐르는듯한 자연스러운 드레이핑으로 울의 부드러움을 연출했다. 의상과 함께 장식 된 꽃 모양의 헤드피스는 이번 2013 영국 패션위크 때도 선보인바 있는 작품으로, 영국 유명 모자 디자이너 피어스 액킨스(Piers Atkinson)와 같이 작업했다.


옷의 역사, 태초부터 네가 있었다 우영미


◆카밀라 앤 마크(CAMILLA AND MARC)의 '드레스'=호주 패션업계에서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는 카밀라 앤 마크는 '룩스 패브릭' 스타일로 깔끔한 재단솜씨와 모던한 실루엣이 돋보이는 울 드레스를 제작했다. 흔히 순백의 드레스라 하면 소재로 실크나 오간자를 떠오르기 쉽다. 하지만 이들이 만들어낸 울 드레스는 드레스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린다. 울이 지닌 부드러움과 따뜻함을 최상의 울 소재인 메리노 울을 사용해 드레스로 구현, 울 소재는 투박할 것이라는 생각을 변화시킨다. 특히 이들의 작품은 올 가을, 겨울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킨더 어귀니 (KINDER AGGUGINI)의 '슬리핑 뷰티'=세계 패션업계에서 주목 받고 있는 이탈리안 디자이너 퀸더 어귀니는 슬리핑 뷰티(Sleeping Beauty)라는 주제로 미니드레스를 내놨다. 원래 영국 국립 발레단을 위한 무대의상으로 디자인된 작품으로 주문에 걸린 공주가 자신이 짠 옷감 위에 누워 잠들어 있는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평소 컬렉션에서 울 소재 작품을 많이 선보이는 그는 울에 대해 "울은 가장 환상적인 소재 중 하나"라며 "자연스럽고 오가닉한 섬유일 뿐 아니라 재단성이 대단히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인간은 수백 년 동안이나 울을 사용해 왔지만, 여전히 수많은 가능성이 남아 있다"며 울의 무한한 가능성을 예찬했다.


옷의 역사, 태초부터 네가 있었다 시블링


◆시블링(SIBLING)의 '니트'=런던 출신의 디자이너 시드 브라이언, 조 베이츠, 코제트 맥크리어리 3명이 운영하는 남성 니트 브랜드 시블링(SIBLING)은 니트 몬스터라는 주제로 이색적인 니트 작품을 탄생시켰다. 전통적인 니트웨어에 참신한 아이디어를 접목하는 시도로 명성을 얻고 있는 이들은 니트 몬스터에서 보수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페어아일 패턴(여러 색의 기하학 문양을 특징으로 하는 가로 부분줄무늬)에 해골과 프랑켄슈타인의 얼굴을 더해 시블링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구현해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생생한 모티브가 살아 있는 작품으로, 모히칸 스타일의 방한모가 디자인에 방점을 찍어준다.


이 작품들은 '울모던(Wool Modern)' 전시에서 볼 수 있다. '울모던'은 영국 찰스 왕세자 후원으로 진행되는 세계순회 전시다. 2011년 영국에서 시작 후 독일, 호주, 중국에 이어 5번째로 개최되는 이번 한국 전시에서는 존갈리아노(Joan Galliano), 랑방(Lanvin), 폴스미스(Paul Smith)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의 작품 57점도 함께 선보인다. 로 만든 패션, 인테리어 작품만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라디오와 시계, 울 월(Wool Wall), 순수 예술 등 다양한 작품들도 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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