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미국 증시가 올해 들어 신기록 행진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주식 매수를 위한 빚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9월 주식 관련 채무 규모는 4010억달러(425조8620억원)에 달했다고 CNBC 방송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지난 8월에 비해 4.78%나 급증한 것으로 이 같은 증가율은 올해 들어 최고 수준이다. 최악의 경제위기가 불거지기 직전인 지난 2007년 7월 주식 투자 관련 부채는 3810억달러였다. 그만큼 요즘 빚을 낸 주식투자가 지나치게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주식투자를 위해 빚을 얻는 채무가 이렇게 급증한 것은 최근 증시 호황으로 대출 이자보다 주식 투자 수익이 더 클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들어 다우 지수는 32%나 올랐다. 나스닥 지수와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도 각각 30%와 23%씩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주식 관련 채무는 주가 상승세가 꺾일 때 시한폭탄이 될 수도 있다. 벌써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베스포크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폴 히커리 공동 창업자는 “투자자들은 상승장에서 빚을 내서 주식을 사들이는 것을 좋아하지만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엄청난 고통이 뒤따른다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면서 “주식 투자를 위한 부채에는 상당히 높은 이자가 붙는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974년 이래 투자자들이 주식 매수 규모의 50%까지 대출을 받아서 주식을 살 수 있도록 허용한 규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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