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구속 후 첫 CEO세미나 개최해 확정, 全 계열사 CEO 현 위기 공유 및 극복의지 공감대
'따로 또 같이 3.0' 체제 강화…집단지성 및 계열사별 전문성·독립성 보완
최 회장 공백에 따른 해외·신규사업 위기 언급돼 회의 분위기 시종일관 암울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SK그룹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회의를 통해 내년도 경영방침을 확정했다. SK 전(全) 계열사 CEO들은 최태원 회장 부재 속 처음 열린 회의에서 최 회장이 구속 이전까지 직접 챙겨왔던 그룹 내 신규·해외사업 차질을 최소화하고 조직 분위기를 쇄신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했다.
22일 SK그룹은 서린동 빌딩에서 '2013년 정례 CEO세미나'를 열어 전 계열사 CEO가 토론 내용을 공유한 후 '위기 속 안정과 성장 추진'을 2014년도 경영방침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SK 계열회사 CEO들은 지난 8월부터 총 두 차례에 걸쳐 올해 경영성과와 내년 경영방침에 관한 주요 의제를 논의해 왔다.
세미나를 주재한 김창근 의장은 "그룹 및 각 관계사가 처한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책임 있는 대기업으로서 국가경제의 선순환과 국민행복을 지속적으로 창출해야 한다는 것이 최태원 회장의 일관된 의지"라며 최 회장의 뜻을 계열회사 CEO들에게 전달했다.
김 의장은 이어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켜 온 것이 SK그룹의 역사였고, 또 그것을 통해 200조원 매출을 바라보는 기업으로 성장해 왔다"며 "거시환경의 불확실성과 회장 부재라는 사상 초유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지만 최악의 상황에서도 우리는 안정뿐 아니라 새로운 성장의 길도 반드시 찾아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미나에 참석한 계열회사 CEO들은 이어 지난해 세미나에서 의결한 '따로 또 같이 3.0'에 대한 실천의지를 다졌다. 특히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의 그룹 및 각 사 리스크 관리 및 성장동력 발굴 기능을 강화키로 했다. 위원회 중심의 경영체제 장점인 집단지성을 살리고 개별 회사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보완, 각 사의 실행력을 보강하기 위한 후속조치다.
SK 관계자는 "세미나에 참석한 계열회사별 CEO들은 최 회장 부재 영향을 줄이기 위해 복수의 관계사 또는 그룹 차원의 자원과 역량이 투입되는 공동 프로젝트 등 그룹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투자 사업에 대해서는 수펙스추구협의회와 위원회의 추가 논의를 거칠 수 있도록 한다는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최 회장의 경영공백에 대한 심각성이 다시 거론돼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가 지속됐다. 최 회장이 앞장서 개발해 오던 글로벌 신규 사업이 당분간 추진동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는 중압감 등이 작용한 탓이다.
이만우 SK그룹 PR팀장은 "모든 경영진들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과 최태원 회장 부재에 대한 심각성을 재확인했다"며 "이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으로 따로 또 같이 3.0 체제 강화에 대한 의미있고 진솔한 논의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과 구자영 글로벌성장위원회 위원장 겸 SK이노베이션 부회장, 하성민 전략위원회 위원장 겸 SK텔레콤 대표, 정철길 윤리경영위원회 위원장 겸 SK C&C 대표, 김재열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김영태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위원장 및 각 관계사 CEO 등 30여명의 경영진들이 참석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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