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 미국 연방정부의 일시 정지(셧다운)가 미국 경제에 미칠 충격이 크지 않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넷판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요 경제 예측 기관과 금융회사들은 최근 16일간 이어진 셧다운으로 미국의 4분기 경제 성장률이 애초 예측보다 0.2∼0.8%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미국의 4분기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0.6%포인트 낮췄다. 모건스탠리는 셧다운으로 인한 성장률 하락이 0.4%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했고 IHS와 노무라증권은 각각 0.6%포인트와 0.8%포인트를 하락폭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WSJ는 과거의 사례를 비춰봤을 때 셧다운이 경제에 미칠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1년 8월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증액을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으로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됐지만 같은 해 4분기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4.9%를 기록했다. 셧다운에 따른 단기적 충격은 불가피하지만 빠른 회복을 통해 경제가 정상 궤도에 다시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WSJ는 셧다운에 따른 소비 위축 가능성도 낮다고 분석했다.
셧다운으로 80만명의 연방 공무원이 무급 휴가에 들어갔지만 이들 중 국방부의 민간인 직원 40만명은 셧다운 중간 업무에 복귀했다. 미국 의회는 셧다운 기간에 일을 하지 않은 공무원들에게 보수를 소급 지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지연됐던 소비도 다시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의 위축된 심리가 실제 소비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WSJ는 가장 최근 셧다운이 발생했던 1995∼1996년과 재정 위기가 있었던 2011년 8월에 소비자 심리지수 등이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실제 소비 지출에 미친 영향은 미미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WSJ는 부채한도 등을 둘러싸고 최근 몇 년간 위기가 반복되는 점은 미국경제에 분명한 위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전문 조사회사 매크로이코노믹 어드바이저스는 지난 4년간 반복된 위기가 미국의 경제 성장률을 매년 0.3%포인트 갉아먹었다고 분석했다. 이는 9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과 같은 피해 규모다. 같은 위기가 주기적으로 반복될 경우 그 파장은 더 커질 수 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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