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프로야구 두산이 잠실 라이벌 LG를 3승 1패로 꺾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선발투수 유희관의 역투와 8회 집중타를 앞세워 4대 1 승리를 거뒀다. 페넌트레이스를 4위로 마쳤지만 넥센과 LG를 연달아 격파, 한국시리즈 우승을 놓고 삼성과 맞붙게 됐다. 두산에게 한국시리즈 진출은 5년만의 경사다. 선수단은 2008년 SK와 우승을 놓고 다퉜지만 준우승에 머물렀다. 재도전은 오는 24일 대구구장에서 막을 올린다. 가을야구 여정을 이어간 두산과 달리 LG는 11년 만에 맞은 가을야구를 4경기로 마감했다. 레다메스 리즈의 역투로 2차전을 승리했지만 야수들의 잇단 실책과 집중력 부재로 나머지 경기를 모두 패했다.
벼랑 끝에 몰린 LG는 선발투수 우규민의 호투로 전날 패배를 설욕하는 듯했으나 다소 허무하게 선취점을 내줬다. 3차전에서 포스트시즌 한 이닝 최다 실책 타이로 승기를 내주더니 다시 한 번 실책에 발목을 잡혔다. 이원석과 오재원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맞은 2사 1, 2루에서 1루수 김용의가 최재훈의 땅볼을 잡지 못했다. 김용의의 몸을 맞고 튄 타구는 파울라인 바깥으로 흘렀고, 그 사이 이원석은 가볍게 홈을 통과했다.
LG는 이어진 공격에서 반격에 나섰으나 유희관의 호투와 상대 내야의 안정된 수비에 번번이 가로막혔다. 4회 이진영과 정성훈의 연속 볼넷으로 무사 1, 2루 찬스를 잡았으나 이병규(9번)의 번트 실패로 흐름이 끊어졌고, 6회 만루 기회에서 김용의가 내야땅볼로 돌아서 다시 한 번 무득점을 깨지 못했다. LG는 7회가 돼서야 동점을 이뤘다. 윤요섭의 좌전안타로 잡은 1사 1루에서 박용택이 적시 2루타를 작렬, 대주자 이대형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추가 득점을 올리진 못했다. 유희관의 역투에 후속 권용관과 이진영이 각각 내야땅볼과 삼진으로 물러났다.
어렵게 균형을 맞췄지만 LG는 7회 다시 한 번 허무하게 점수를 내줬다. 우규민이 임재철과 김재호에게 거듭 몸을 맞는 볼을 허용, 1사 1, 2루에 몰렸다. 이어진 이종욱과의 승부에서 바통을 넘겨받은 베테랑 이상열은 제 몫을 하지 못했다. 폭투로 1사 2, 3루 위기를 자초했고, 이내 우익수 희생플라이를 맞아 3루 주자에게 홈으로 가는 길을 열어줬다.
승기를 거머쥔 두산은 8회 쐐기 득점으로 LG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선두로 나선 대타 최준석이 바뀐 투수 봉중근을 상대로 비거리 115m의 솔로포를 터뜨렸다. 3구째를 걷어 올려 그대로 오른 담장을 넘겼다. 집중력을 잃은 봉중근은 후속 오재일에게도 담장을 직격하는 3루타를 맞았다. 중견수 박용택의 실책이 더해져 오재일은 그대로 홈을 통과했다. 두산은 오재원의 3루타와 민병헌의 좌전 적시타까지 터져 8회에만 3득점했다. 이어진 수비에선 데릭 핸킨스(2이닝)가 무실점 행진을 거듭해 비교적 수월하게 한국시리즈 진출에 마침표를 찍었다.
7이닝 동안 안타 6개와 볼넷 3개를 내줬지만 1점만을 허용한 유희관은 포스트시즌 두 번째 승리를 거머쥐었다. 넥센과의 준 플레이오프부터 호투를 거듭, 이번 포스트시즌 최고의 스타로 우뚝 섰다. 경기 뒤 김진욱 감독은 “모든 여건에서 불리하단 얘기가 많았는데 선수들이 투혼을 발휘해줬다. 무너지지 않고 버텨줘서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시리즈까지 남은 3일의 휴식을 잘 활용하겠다. 어떤 부분을 보강하고 어떻게 체력적인 부분을 회복할지 고민하겠다”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정재훈 사진기자 roz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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