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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김수경, 김성근에게 해답을 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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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김수경, 김성근에게 해답을 구하다 김수경[사진=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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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입단 테스트? 그런 게 어디 있어. 오고 싶다는데 받아줘야지.”

어떤 걸림돌도 없었다. 김수경 넥센 불펜코치의 현역 복귀다. 재기의 발판으로 고양 원더스를 두들겼고, 김성근 감독으로부터 바로 OK 사인을 받았다. 넥센의 플레이오프 진출이 무산된 지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서였다. 김수경은 김성근 감독 밑에서 야구를 배운 적이 없다. 개인적인 친분도 전무. 전화번호를 수소문해 어렵게 약속을 잡았다. 그렇게 찾은 고양 국가대표 야구훈련장에서 조심스레 입단 의사를 내비쳤다.


“선수로 돌아가 감독님께 야구를 배우고 싶습니다.”

우려 섞인 답이 돌아왔다.


“1년 정도를 쉬었는데 괜찮겠나.”


“마음의 결정을 마치고 왔습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래, 그럼 한 번 해보자.”


입단 테스트와 같은 절차는 없었다. 김성근 감독은 “현역에 미련이 많은 것 같더라고. 오고 싶다는데 받아줘야지. 2~3일 내 신변을 정리하고 선수단에 합류하라고 했어”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이제 모든 건 김수경, 스스로 하기에 달렸지”라고 말했다.


[피플+]김수경, 김성근에게 해답을 구하다 김수경[사진=정재훈 기자]


1998년 넥센의 전신 현대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김수경은 그해 12승 4패 평균자책점 2.76의 수준급 성적으로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2000년 18승(8패)으로 거두며 공동 다승왕에 오르는 등 지난해까지 현대와 넥센의 주축 투수로 활약했다. 통산 346경기에서 남긴 성적은 112승 98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4.29다.


그런 그는 지난해 8월 1일 문학 SK전 등판을 끝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바로 지도자의 길을 택했고, 올해 넥센에서 1군 불펜코치로 투수들을 가르쳤다. 현역 복귀는 갑작스런 결정이 아니다.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도 끊임없이 고민해왔다. 다시 마운드에 오르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수경은 말한다.


“후회 없이 선수생활을 마치고 싶었다.”


다음은 김수경과의 일문일답


현역 복귀를 택했다. 배경이 궁금하다.
지난해 은퇴를 선언하기 전부터 고민해온 문제다. ‘이렇게 끝나도 되는 걸까. 더 할 수는 없는 걸까’라고 나 자신에게 수백 번을 되물었다. 후회 없이 선수생활을 마치고 싶었다. 고심 끝에 김성근 감독에게 야구를 다시 배우기로 마음먹었다.


은퇴 당시에도 어렵게 마음을 정리했었다.
코치 일을 하다보면 미련이 사라질 것 같았다. 모든 것이 잊힐 거라 여겼다. 그런데 현실이 그렇지가 않더라. 마운드에 오르는 선수들을 보며 솔직히 많이 부러웠다. ‘마지막에 하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란 생각도 자주 났고. 결국 미련을 접지 못하고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


마지막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
끝내 내 공을 찾지 못하고 은퇴를 선언했다. 원인이 궁금했다. 뭘 고쳐야 해결되는지 알고 싶었다. 혼자 찾는 데는 무리가 따랐다. 그래서 큰마음을 먹고 김성근 감독님을 찾아갔다. 국내 투수 조련의 일인자 아닌가. 그런 분에게 배우고도 안 된다면 정말 후회 없이 떠날 수 있을 것 같았다.


[피플+]김수경, 김성근에게 해답을 구하다 김수경[사진=현대 유니콘스 제공]


넥센에서 현역 복귀를 하지 않은 이유도 이 때문인가.
그렇다. 내 공에 자신이 있었다면 넥센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갔을 거다. 지금 상태로는 팀에 피해를 끼칠 뿐이다. 새로운 환경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구위를 회복하면 다시 넥센에서 뛰는 건가.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겠다. 아직 내 공을 찾을 수 있단 확신이 없다. 단번에 좋아질 상태가 아니다. 당분간 한 가지 목표에만 전념하겠다.


그게 무엇인가.
무엇이겠나. 당당한 프로 복귀지(웃음).


불펜코치 경험이 재기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물론이다. 코치를 맡기 전까지만 해도 내 자신을 버릴 수가 없었다. 내 투구 폼이 조금 독특하지 않나. 그걸 고수하고 답을 찾아다녔으니 헤매는 게 당연했다. 지금은 다르다. 선수들을 가르치면서 고집을 내려놓아야 할 때가 있단 걸 깨달았다. 이젠 새로운 방법이라도 수월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스스로 결정한 현역 복귀인가.
그렇다. 혼자 고민하고 결론을 내렸다. 코치 신분이라 누구에게 고민을 털어놓기가 어려웠다. 선수단이 시즌 후반 중요한 경기를 거듭 치러 더 그랬던 것 같다.


염경엽 감독이 적잖게 놀랐을 것 같은데.
현역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단 걸 이미 알고 계셨다.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인 만큼 후회 없이 해보라고 응원해주셨다.


[피플+]김수경, 김성근에게 해답을 구하다 김수경[사진=정재훈 기자]


고양 원더스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혹독한 훈련을 요구하는 구단이다.
다큐멘터리, 선수들의 입소문 등을 통해 많이 들었다. 어쩔 수 없지 않겠나. 다시 야구를 하려면 그 정도는 견뎌야지. 선수로 돌아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내 모든 것을 걸겠다.


넥센과 그 전신인 현대를 처음 벗어난다. 두려움도 있을 것 같은데.
그래서 이번 결정을 내 인생의 첫 번째 도전으로 보고 있다. 따뜻한 둥지를 벗어나다 보니 두려움이 생기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경험도 있어야 나중에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다. 내 인생에도 많은 도움이 될 테고. 물론 일단은 재기에만 열중하겠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갑작스럽게 떠나게 돼 많이 미안하다. 넥센을 사랑하는 분들과 정말 많은 정을 나눴는데.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나중에 다시 만날 좋은 날이 있을 거다. 그때 꼭 발전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 약속드린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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