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어느 팀이 될지는 모르지만 좋은 결과를 얻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빅 리그 입성에 도전하는 윤석민(KIA)이 부푼 꿈을 안고 미국행을 향한 첫 발을 내디뎠다.
윤석민은 14일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떠났다. 이후 약 2∼3주간 현지에 머물며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와 함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을 타진할 예정이다.
출국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윤석민은 "아직 준비 과정이고 뚜렷하게 결정된 내용이 없어 뭐라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라며 "현지에서 에이전트와 만나 분위기를 살펴보고 돌아올 예정"이라고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2005년 KIA에서 프로에 데뷔, 국내 무대에서 9시즌을 소화한 윤석민은 올 시즌을 마친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다만 FA 공시가 다음 달로 예정돼 있어 이번 미국 방문은 현지 분위기를 점검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 윤석민 역시 "이번에는 계약을 하러 가는 게 아니다"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으며 "FA를 신청해야 구체적인 윤곽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하는 팀이나 리그와 관련한 질문엔 말을 아꼈으나 대신 빅 리그 입성을 위한 전제 조건만은 분명하게 제시했다. 윤석민은 "팀을 고를 수 있는 처지는 아니지만 가능하다면 선발투수로 뛸 수 있는 팀에 입단하고 싶다"고 밝혔다.
정들었던 KIA 구단과 팬들에 대한 애틋함도 숨기지 않았다. 윤석민은 "선동열 감독님이 '뒤에서 늘 응원하겠다'는 말씀을 해주셔서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팀에 잔류할 수도 있겠지만 다시 KIA 유니폼을 입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9년 동안 보여준 게 없어 팬들에게 미안하고 또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넸다.
한편 윤석민은 미국 도착 직후 15일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등판하는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을 관전하며 메이저리그 분위기를 익힐 예정이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정재훈 사진기자 roz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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