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파스타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파스타 소비가 급감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스타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음식이자 이탈리아인의 주식이다. 10면 전 만 해도 이탈리아인들은 가구당 1년에 평균 40kg의 파스타를 소비했다. 그러나 최근 파스타를 살 찌는 음식으로 생각하는 여성들이 늘면서 파스타 소비가 급감했다. 현재 파스타 1년 소비량은 31kg 수준으로 10년 전에 비해 23% 줄었다. 넘쳐나던 파스타 요리사들은 이탈리아인들의 변한 입맛 때문에 파스타 대신 요리책을 만들고 있다.
세계 최대 파스타 브랜드인 바릴라(Barilla)는 지난해 파스타 판매가 3%나 줄었다고 밝혔다. 신지아 마체티 바릴라 소비자 연구 담당 대표는 "이것은 거대한 변화"라면서 "여러 가지 원인들이 한꺼번에 작용하면서 이탈리아인들이 파스타 입맛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바릴라는 파스타의 칼로리를 계산해주는 자체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하는가 하면 글루텐을 넣지 않는 파스타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돌리려고 노력중이다.
한 때 영화배우 소피아 로렌이 자신의 아름다움의 비결로 스파게티를 꼽았지만, 현재 이탈리아 여성들은 스파게티를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살찌는 음식으로 생각한다.
리서치 회사 닐슨에 따르면 26~30세 이탈리아 여성 가운데 파스타를 살찌는 음식으로 지적한 여성 비중은 2008~2012년 사이에 26%나 늘었다. 26~30세 남성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도 비중이 16% 증가했다.
나폴리에 사는 38세 주부 사라 치아우츠씨는 어린 시절 하루에 두 번 정도 파스타를 먹을 정도로 파스타는 식탁 위에 빠지지 않는 주식이었지만, 지금은 건강을 생각해 일주일에 1~2번 밖에 안 먹는다.
이탈리아의 대표 요리책인 은수저(Cucchiaio d'argento) 신간에는 대중들의 니즈를 반영해 파스타 요리 수를 대폭 줄이고 대신 쌀, 고기를 재료로 한 요리들을 늘렸다. 이탈리아인들은 파스타 요리 집에 가는 빈도를 줄이고 발길을 초밥류를 파는 '스시 바'로 돌리고 있다. 이탈리아에 새로 생기는 스시 바가 넘쳐나는 이유다.
만드는데 시간이 걸리는 파스타 대신 야채와 고기류를 먹기 좋게 조리한 델리(delis·간편 조리 식품점)도 인기다. 생선, 육류가 들어간 조제된 냉동식품 소비는 이탈리아에서 지난 10년간 70%나 증가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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