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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 가는 충청도말, 사전으로 만들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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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말 연구가 이명재씨, 예산말사전 1권에 이어 최근 2권 출간…“충청도의 구수한 맛 살려야”

사라져 가는 충청도말, 사전으로 만들어져 이명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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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쟈덜은 년년생인디다가니 얼굴허구 체구까장 비젓히서 허깔린 적이 한두 번이 아녀”, “저눔은 시절인개 벼. 밥때 두 놓치구 워딜 쏘댕기다 인저 들어온댜?”.


‘비젓허다’, ‘시절’. 이 말들이 충남 예산말이다. 비젓허다는 비슷하다의 뜻이고 시절은 때를 놓친 사람, 바보나 얼간이를 에둘러 말한 충청도식 표현이다. 충남 예산군 대술면 출신의 시인이며 충청말 연구가인 이명재(51)씨가 펴낸 ‘예산말사전’에서 표현한 예산말들이다.

이씨는 지난해 1권을 낸 데 이어 최근 ‘예산말사전 제2권’을 집필했다. 2권에는 1권에 실리지 않은 4000여개의 예산말이 체계적으로 정리됐다. 일반 표준어사전과는 달리 충남과 예산 토박이말을 중심으로 정리돼 있다. 특히 1970년대 이전에 실제로 쓰던 토착어를 예를 들어 풀이해 충청도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읽어볼 수 있도록 정리했다.

1970년대 이후 촌스럽다는 이유로 사투리를 쓰지 않으면서 지역말은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못했다. 70대 이상의 어르신들만 가끔 쓸 뿐이다. 이씨는 이들의 말을 찾기 위해 시골 마을 어르신들은 다 찾아 다녔다. 8년 동안 자료수집과 연구 작업을 했다. 그 결과 지난해 1960년대 이전의 말을 포함한 고유어와 토착어를 중심으로 3700여 개의 단어와 어휘를 모은 1권을 냈다. 그리고 1년여 만에 새로운 4000개의 말을 넣은 2권이 나왔다. 모두 5권까지 계획됐다. 책이 한꺼번에 나오지 않은 이유는 발간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씨는 “5권을 한꺼번에 발간을 하지 않고 시간을 달리해 사전을 펴낸 예는 없었다”며 “1권을 낼 때 군청부터 의회까지 찾아다니면서 설득했다. 하지만 긴급한 예산이 아니어서 발간비용을 마련하는 데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사라져 가는 충청도말, 사전으로 만들어져 예산말사전 제2권

2권 발간은 쉬웠다. 1권이 나온 뒤 예산말의 소중함을 깨달은 군청과 의회가 적극 도왔다. 김시운 예산문화원장은 “충청말은 서울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관계로 연구가 소외돼 왔다”며 “이번 ‘예산말사전 제2권’의 출간으로 충청말 연구의 새 장이 열리게 됐다. 특히 지역말사전은 한 권이 출간되는 경우도 드문 일인데 예산말사전은 지난해와 올해 1~2권이 잇달아 출간되면서 지역말사전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고마워했다.


예산말사전을 집필하게 된 이유는 뭘까. 이씨는 “충청도 특유의 구수한 맛이 사라지는 모습이 안깝다”는 말로 설명했다. 40~50대 중년들도 예산말을 쓰지만 그것은 말은 살아있지만 어투는 사라진 표준말화된 예산말이란 이유에서다.


충청도 말은 비유적 표현이 많고 몸짓과 손짓에 따라 뜻이 전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쉬운 예로 ‘됐어’란 말은 고개를 돌리느냐, 손사래를 치느냐, 말끝을 올리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부정의 뜻이 되기도 하고 긍정의 뜻이 되기도 한다.


직접화법보다 우회적 화법이 많다. 충청도 사람의 속 마음을 알 수 없다는 말도 이런 뜻에서 나온 것이다. 이 씨는 “한 지역의 언어는 그 지역의 역사를 간직한 삶의 뿌리요 문화의 근간이며 조상들의 삶과 우리를 이어주는 지역어가 오롯이 보존되고 이어질 때 지역문화가 발전한다”고 강조했다.


예산말사전을 출간한 이명재씨는 대전일보 신춘문예 당선, 문학마당 신인상 등을 받은 예산지역 내 중견시인이다. 예산문학회원, 충남작가회의에서 문예활동을 하며 예산군소식지 편집위원, 예산군학원연합회장, 충남도민참여예산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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