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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하락기 중앙은행 이대로 매수해도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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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온스당 1320달러대...내년 1110~20달러 전망, 평가손 눈덩이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2011년 9월 최고치에 이른 금값은 올해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고 내년에는 더 떨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묘한 것은 미국 등 선진국 중앙은행은 금을 사 모으지 않는 반면, 신흥국들만 잔뜩 매입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무역수지 흑자 등 피땀 흘려 번 돈을 외환보유고를 확충한다며 한창 값이 오른 금을 사쟀지만 최근 금 값 하락으로 앉아서 손실을 감수하고 있다.



앞으로 금값이 하락하면 보유금의 평가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 보유고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제 금융시장 격변기에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어떻게 대응할지가 주목을 끌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세계 금 보유고의 44%를 차지하는 미국과 독일, 이탈리아는 1999년 이후 금의 보유량이 3%미만 바뀌다.


특히 8133.5t을 보유해 세계 최대 금보유국인 미국은 금본위제를 폐지한 1973년 이후 금 보유량이 단 5%, 450t만 줄었을 뿐 40년간 금 보유량을 크게 늘리거나 줄이지 않았다. 미국은 특히 이 금을 온스당 42.22달러라는 장부가격을 매기고 있다.


반면, 영국은 값이 떨어질 때 대량 매각했고 신흥국은 금값이 오를 때 미친 듯이 사들였다.



2008년 9월 미국의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 도산 이후 일어난 금융위기 치유를 위해 미국은 양적완화를 통해 3조달러 정도를 퍼부었다. 이렇게 나온 달러 자금은 금을 비롯한 상품시장으로 흘러들어 가격을 치솟게 했다.



금값은 2008년 12월부터 2011년 6월까지 무려 70%나 올랐다. 2011년 9월에는 온스당 1921.15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다음부터는 줄곧 하락세였다. 그 때 이후 무려 31%나 떨어졌다. 올해 6월28일 온스당 1179.40달러까지 떨어졌다가 132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2011년 고점에 비하면 여전히 낮다.



신흥국은 금값이 하락하자 저가매수 전략에 따라 미친 듯이 금을 샀다.
러시아는 지난 2년 동안 약 171t의 금을 사 신흥국 가운데서 금을 가장 많이 산 국가가 됐고 이어 카자흐스탄이 67.2t, 한국도 65t을 각각 사들였다. 한국의 금 보유량은 2011년 중반 이후 7배나 늘어났다. 터키는 금을 민간은행의 지급준비금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지난 2년 동안 금 보유량이 무려 371t이나 불어났다.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금값이 꼭지점에 도달한 이후 하락장에서 무려 884t을 사들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외환보유고를 확충해야 한다는 각국의 고충을 모를 바는 아니지만 각국 중앙은행들은 매수시기를 잘 못 맞췄고 그 때문에 대규모 평가손실을 입었다.


블룸버그통신은 현재 보유금의 가치는 9월 말 현재1조3500억달러로 2011년 9월 1조9000억달러에 비하면 5350억달러나 적다고 지적했다. 베네수엘라의 경우 외환보유고의 67%를 금으로 보유해 금값 하락의 직격탄을 맞았다.러시아는 많은 금을 사들였지만 보유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 미만이다.


문제는 앞날이다. 미국의 골드만삭스와 프랑스의 소시에테 제네랄 등 두 유력한 예측기관이 금값 하락을 점치고 있는데 모건스탠리는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500t을 추가로 매수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는 점이다.


문제는 금값이 계속 떨어질 것이라는 점이다.골드만삭스는 앞으로 1년 안에 금값이 온스당 1110달러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고, 소시에테 제네랄은 내년 평균가격을 1125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설문조사한 12명의 전문가들은 4분기 평균 금값은 1300달러에 그칠 것으로 점치고 있다. 7일 현재가 1321.65달러에 비해 추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은행들은 계속 금을 매수할 계획이다. 런던의 세계금협회는 각국 중앙은행들은 지난해 535t의 금을 매입한데 이어 올해도 최대 350t, 150억달러어치를 매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건 스탠리는 2018년까지 총 500t을 추가로 매수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값이 하락할 저가에 매수하는 것은 적은 비용을 들이고 금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나쁘게 볼 일은 아니다. 그리고 미국의 국채 수익률이 뛰고 있어 마땅한 대체수단도 없다.



이 때문에 금값 하락기 매수를 찬성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시티그룹의 국제경제부문 대표인 네이선 쉬츠 전 연준 국제금융부문 대표는 “중앙은행은 한 두 해를 보지 않고 10년 20년을 내다보고 금을 보유하는 만큼 금의 보유는 이치에 닿고 신중한 전략”이라고 호평했다.


그렇더라도 금값 하락에 따른 평가손실은 엄연한 현실이다. 이에 따른 외환보유고 감소도 현실이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자본환류가 초래할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을 막을 최후의 보루가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 에서도 계속 매수하는 데는 문제가 있어 보인다.



이미 민간 투자자들은 금을 팔아치우고 있다. 조지 소로스를 비롯한 금 투자자들은 금 ETF를 올해 814달러로 43%나 줄였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더욱이 세계 금융시장을 세치혀로 들었다 놨다 하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지난 7월18일 상원금융위원회에 출석, "금값이 하락하는 것은 투자자들이 재난보험의 필요성을 덜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 점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 아닐까?



저 유명한 하버드대학과 MIT 학위를 갖고 있고 금융위기 동안 미국 연방준비제도를 이끌어온 버냉키가 "아무도 금값을 잘 이해 못하고 있고 저 역시 안다고도 하지 않겠다"고 한 답변은 주의를 기울일 만하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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