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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폐막…자유무역 강조, 힘 받는 FTA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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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정상선언문 채택 폐막
회원국 간 물리적·제도적 연계 통해 성장동력 발굴에 노력
균형 잡히고 지속가능한 성장 위해 여성·중기 역할도 강조


[발리=아시아경제 신범수 기자] 올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는 '복원력 있는 아태지역, 세계 성장의 엔진'이란 제목의 정상선언문을 채택하고 7∼8일 이틀간 일정을 마무리하며 폐막했다. 아태 지역 내 자유무역을 확대하고 보호무역주의를 저지함으로써 세계 경제 회복의 중추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실행하기 위한 도구로서 회원국 모두가 참여하는 아태자유무역지대(FTAAP) 설립도 한층 힘을 받게 됐다.

◆"19년 전 약속 지키자"…자유무역 노력 지속, 보호주의 배격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이번 APEC 정상회의를 통해 8일 오후 채택, 발표된 정상선언문은 크게 ▲무역ㆍ투자 자유화 추진 약속 재확인 ▲회원국 간 물리적ㆍ제도적 연계성 제고 ▲형평성 있는 지속가능 성장 등 내용을 담았다.

APEC이 무역ㆍ투자 자유화를 지지하는 배경엔 그간의 성과가 자리 잡고 있다. 19년 전 보고르 APEC 회의에서 제시된 목표가 다자무역체제와 개방적 지역주의 확대인데, 이것이 APEC 회원국의 성장과 투자가 여타 지역을 능가하는 데 기여했다는 자신감이다. 이에 APEC은 무역ㆍ투자 확대 노력을 지속함과 동시에, 최근의 글로벌 경기침체가 야기할 보호무역주의 도입을 저지하자는 게 이번 정상선언문의 요지다.


숨죽인 TPP, 힘 받는 FTAAP


APEC 역내 다자무역체제는 FTAAP 창설로 완결 지어진다. FTAAP는 APEC 회원국 모두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는 협정으로, 한국을 포함한 21개 회원국 전부 설립 계획에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21개 국가의 이해를 조정하는 일이 쉽지 않은 만큼, FTAAP 창설은 일종의 '장기적' 과제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이번 회의에서 FTAAP 창설의 필요성을 재강조했고, 박근혜 대통령도 개별 국가 간 자유무역협정(FTA)나 지역협정이 '지류'라면 FTAAP는 '강'에 비유할 수 있다고 동조함으로써 FTAAP 창설은 강한 추진력을 얻게 됐다.


반면 미국 주도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중국 주도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은 이번 회의에서 두각을 내지 못했다. TPP가 관심을 끌지 못한 데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APEC 회의 불참도 영향을 미쳤다. 한국의 참여 여부도 관심인데, 우리 정부 역시 TPP 참여 의사 표명을 유보하고, 개별 국가들과의 FTA 체결에 힘을 쏟았다.

◆회원국 간 시스템·제도 공유로 포용적 성장 달성


주최국 인도네시아가 강하게 주장해 핵심의제로 떠오른 '연계성' 문제도 정상선언문에 비중 있게 반영됐다. 회원국 간 물리적ㆍ제도적ㆍ인적 연계성을 확보하자는 이 의제에 박 대통령도 지지의사를 밝혔다.


특히 각국의 해양운송 등 물류나 에너지ㆍ통신 시스템 등을 연결하는 물리적 연계성은 우리 정부의 큰 관심 분야이기도 하다. 이렇게 되면 타국의 인프라 구축 사업에 우리 민간 기업이 참여할 여지가 커진다. 제도적 연계성은 회원국의 관세 제도 등을 연계해 수출입 불편을 해소하는 개념이며, 관광ㆍ교육ㆍ비즈니스 등 모든 분야에서 인력 교류가 원활히 이루어지는 것이 '인적 연계성'이다.


연계성 문제가 정상선언문에 포함됨으로써 추진력을 갖게 됐지만 이견은 여전하다. 애초 2030년으로 시한을 못 박자는 의견이 대세였으나, 미국과 싱가포르의 반대로 시한 명기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연계성 문제는 APEC 사전 회의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거의 유일한 의제였다.


이와 관련 정상선언문은 ▲2015년까지 환경상품 목록의 관세를 5% 이하로 인하하며 ▲국내산 부품 사용 의무(LCR) 금지 관련 진전사항을 확인하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생산성 증대를 위해 서비스 무역 진전에 민간 부문의 참여를 확대할 것임을 확인했다.


또 물리적 연계성 관련해선 무역장벽 제거ㆍ공급망 개선ㆍ교통망 강화 등 계획 마련에 2014년까지 착수하기로 했다. 제도적 연계성 관련해선 규제일관성, 모범규제 관행 등을 추진하며, 인적 연계성 부문에선 국경 간 교육 및 인적이동 원활화를 위한 공동 프로젝트를 파악해 APEC의 전략적, 장기적 계획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여성·중소기업 역량 강화 등 통해 균형 잡힌 성장 꾀한다


APEC은 지속가능하며 형평성 있는 성장을 위해 여성의 경제참여, 중소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강조하고 자원의 한정성 문제가 경제 성장 능력을 제한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APEC은 물ㆍ에너지ㆍ식량 안보 간 연계를 인식하며 '식량안보 로드맵 2020'을 이행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APEC은 또 다자무역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올 12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 지지 의사를 표하고, 2016년까지 신규 보호무역조치 동결(standstill) 약속을 연장하며 기존의 보호무역조치를 철회(rollback)키로 한 약속을 재확인했다. 2014년 APEC은 중국에서 열린다.




발리(인도네시아)=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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