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군당국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허술하게 관리한 것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4일 국방부에 따르면 올해 방위비 분담금 8695억원이다. 이 금액 중 미집행액에서 천문학적 이자수익이 발생했지만, 정부가 그동안 이 같은 사실을 '쉬쉬'해왔다는 것이다.
또 주한미군이 올해 3월 기준 방위비분담금 가운데 미집행된 현금이 7380억원에 이른다. 주한미군은 이 금액을 '커뮤니티 뱅크'에 예치하고 커뮤니티 뱅크가 국내 시중은행에 재투자해 이자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군당국은 이자수익이 없다고 해명해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민주당 심재권 의원은 "서울지방국세청은 2008년 11월 한 시민단체가 주한미군의 이자수익에 대해 탈세신고를 하자 비과세 결정을 내렸다"면서 "당시 결정은 이자는 발생했으나 한미조세협약에 의거에 이자에 대한 세금을 매길 수 없다는 의미일 뿐 이자 자체가 없었다는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방위비분담금으로 충당하는 군수분야 업체선정도 문제다. 한미는 2009년 10월 군수분야 방위비용 분담에 관한 합의서를 체결했다. 한미가 체결한 군사분야 방위비분담 시행합의서 제3조 4항은 '모든 군수분야 방위비분담 용역은 대한민국 계약업체, 한국 철도 공사 또는 한국군에 의해 시행돼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록히드마틴 한국법인은 국방부와 계약을 맺고 2007년에는 80억원, 2008년 82억원, 2009년 85억원, 2010년 88억원, 2011년 72억원, 2012년 7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매출액은 78억원 이상일 것으로 군 당국은 예상했다.
록히드마틴 한국법인의 최대주주는 미국 록히드마틴사로 계약서명은 한국법인이지만 매출액은 미국본사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국방부는 이를 알고도 아무런 이의제기를 하지 않고 이를 승인했다. 특히 국방부와 록히드마틴의 계약기간이 내년까지 설정했다. 한미당국은 올해말까지 방위비분담금에 대한 협상을 진행중인 상황이지만 군수분야 용역을 미리 보장해준 셈이다.
한편, 국회 외교통일위 박주선(무소속) 의원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내년도 예산안 자료에 따르면 내년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으로 7997억23만3천원이 배정됐다.
분담금 항목별로는 인건비가 3413억4800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군사시설개선비 2973억200만원, 군수지원비 1538억5천23만원, 연합방위력 증강비 72억원 등이다. 이런 내년도 방위비 분담금 예산 규모는 올해 방위비 분담금 8695억원보다 698억원이 적은 수치지만, 올해 방위비 분담금으로 편성해둔 예산(7360억원)보다는 8.6%(637억원)가 증액된 규모다.
방위비 분담금 예산과 실제 분담금이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정부가 실제 분담금보다 예산을 줄여서 편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방위비 분담금의 이월·불용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취해진 조치로, 실제 분담금과 예산규모상 차이가 나는 금액은 추후에 미측에 지급되게 된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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