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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녹색기후기금(GCF)에 드리운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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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녹색기후기금(GCF)에 드리운 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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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출범을 앞둔 녹색기후기금(GCF)의 앞길에 안개가 깔리고 구름이 드리웠다.


헬라 체크로흐 GCF 사무총장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선진국이 경제위기에서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GCF에 지원할 자금이 부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체크로흐 사무총장은 당장 내년 하반기에 마무리짓기로 한 첫 기금 조성에 대해 답변을 피하며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얼마나 필요한지 정해지지 않았고, 그 규모는 많은 변수에 좌우된다"고만 말했다.

GCF 기금은 2020년부터 매년 1000억달러 규모로 본격 조성하기로 합의됐지만 목표 금액을 달성하는 방안은 전혀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다. GCF 기금 조성 방안은 지난달 10일부터 사흘간 인천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기후변화 장기재원회의'에서 논의됐고, 오는 8~10일까지 개최되는 GCF 5차 이사회 안건으로 올려진다. GCF 이사국들은 기금 조달 방안을 다음 달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리는 '제19차 유엔기후변화협약총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구름은 호주에서 몰려왔다. 호주는 GCF 이사회 공동의장 국가다. 기후변화를 둘러싼 호주의 기류가 지난 총선 이후 급변했다. 지난달 초 치러진 총선에서 자유당-국민당 연합이 승리하며 6년 만에 정권을 교체했다. 자유당-국민당 연합은 탄소세 폐지를 공약으로 내거는 등 지구온난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토니 애벗 총리는 "기후변화 과학은 허튼 소리"라고 말할 정도로 녹색정책에 부정적이다. 애벗 총리는 취임 직후 기후위원회와 청정에너지금융사업단(CEFC)을 폐지하려다 논란을 빚었다.


호주 정치권에서는 애벗 총리의 반(反)녹색정책이 GCF에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노동당의 환경대변인 마크 버틀러는 "애벗 정부가 해외원조를 삭감하면서 GCF 출연도 위태롭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고 호주 언론 디에이지가 최근 전했다. 이전 노동당 정부는 지난 6월까지 3년 동안 GCF 출범을 돕는 프로그램에 6억달러 가까운 금액을 기여했다. 지난해에는 GCF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8개국의 일원으로 50만달러를 부담했다. 호주 환경부의 그레그 헌트 장관은 GCF 지원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며 서두르다 섣부른 판단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가 세운 GCF 공동의장은 이원 맥도널드 호주 국제개발청(AusAID) 청장이다. 맥도널드 공동의장의 임기는 제5차 이사회까지다. 따라서 호주 정부가 대내적으로 녹색정책을 폐기하면서 대외적으로는 GCF 의장국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않는다고 해도 파장은 오랫동안 퍼지지 않는다. 하지만 GCF 이사회에 참여한 선진 12개국 중 기후변화 대응에 앞장섰던 호주가 발을 빼면 다른 선진국도 뒷전으로 물러나려 할 가능성이 크다.


호주의 뒤를 이어 다른 나라가 선진국 측 GCF 공동의장을 맡더라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의 입장 차이는 변하지 않는다. 개도국은 선진국이 의무적으로 기금에 출연할 것을 요구한다. 반면 선진국은 시장 메커니즘을 통한 재원 조달 가능성에 눈을 돌린다. 직접 돈을 대기보다는 기후변화 대응 프로젝트별로 시장에서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기후시장&투자연합이라는 런던 소재 로비 그룹의 앤서니 호블리 회장은 블룸버그통신에 "GCF는 민간 자본을 유치하는 데에서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 찾아내지 못한 기후변화 투자 프로젝트를 GCF가 발굴해 민간 참여를 끌어낼 수 있을까? 가능하지만 그럴 법하지는 않아 보인다.


호블리 회장은 GCF를 자리 잡도록 하는 과정이 느려 보일지 모르지만 "UN 절차에 익숙한 사람들은 빠른 속도에 놀란다"고 말했다. UN 절차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GCF의 더딘 속도를 지켜봐야 할 듯하다.






백우진 국제부 선임기자 cobalt10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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