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1일 국군의 날 기념사를 통해 "강력한 한미연합방위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나서 '한미 간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시기가 연기된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낳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북한이 핵을 내려놓을 때까지 강력한 대북억지력을 구축해야 하며 킬 체인(kill-chain)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등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대응능력을 조기에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한국군은 전작권 전환 연기 이유에 대해 ▲2010년 천안함 폭침 후 북핵 문제 악화 ▲북한의 여전한 도발위협 ▲정보능력을 비롯한 우리 군의 대응전력 확보 지연 등의 이유를 내세웠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우리 군의 능력이 확충될 때까지 전작권 전환시기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미측에 제안한 전작권 전환시기 재점검은 사실상 재연기를 의미한다.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도 30일 한국으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가진 수행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전작권 전환을 위해 한국군과 미사일 방어(MD)는 물론 정보ㆍ감시ㆍ정찰(ISR)과 지휘ㆍ통제ㆍ통신ㆍ컴퓨터(C4)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교 소식통들은 헤이글 장관이 MD를 강조한 데 대해 그동안 전작권 환수 시기 재연기를 요구하는 한국 정부에 명확한 답변을 유보해온 미국이 재연기 문제와 MD를 연계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을 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미양국이 이번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전작권 전환 재연기 결론을 내리지 않고 실무차원에서 협의를 계속 진행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논의 중인 한미 방위비 분담협상, MD 체제 참여 문제, 차기 전투기 60대를 도입하는 8조3000억원 규모의 3차 차세대전투기(FX) 사업 등을 고려한다는 의미다.
한미 양국은 2일 SCM에서 전작권 전환문제와 미래지휘구조 창설 문제 등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양국은 우주 및 사이버 협력에 대해서도 합의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사이버 협력과 관련해서는 공동으로 교리를 발전시킨다는 내용이 들어가고, 우주 협력 분야에선 대북 감시ㆍ정찰 관련 협력 강화 내용 등이 담길 것"이라고 밝혔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