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을 둔 주부 김모(42)씨는 요새 주말이면 아이 손을 잡고 서울 뚝섬유원지에 있는 엑스게임장을 찾는다. 스케이트보드에 푹 빠진 아들이 연습하는 모습을 지켜보기 위해서다. 김씨는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던 아들의 관심을 돌리려고 최근 스케이트보드를 사줬다. 다행히 아들이 스케이트보드에 금방 재미를 붙이면서 스마트폰으로 게임하는 시간도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것이 김씨의 설명이다.
스케이트보드가 돌아왔다. 1980~90년대 미국에서 먼저 인기를 끌고 한국에선 소수 마니아층에서만 향유되던 스케이트보드가 대중화의 기지개를 펴고 있다. 배우 이청아 등 연예인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스케이트보드에 푹 빠졌다고 알려오고 배우 변정수는 공중파 퀴즈프로그램에 나와 딸에게 '상금타서 스케이트보드 사줄게'라고 약속한다. 올해 선보인 두산그룹의 기업광고에는 청년이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등장한다. 바야흐로 스케이트보드가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스케이트보드의 인기는 지마켓, 11번가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1일 지마켓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스케이트보드의 판매율은 전년 같은 기간과 견줘 143% 증가했다. 폭발적인 증가율이다. 같은 기간 11번가의 스케이트보드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과 대비해 50% 뛰었다. 11번가 관계자는 "주문이 밀려들고 있지만 재고 수량이 부족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스케이트보드는 청소년들도 사로잡고 있다. 온라인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전자기기에 푹 빠진 청소년들이 점차 스케이트보드에 시선을 돌리고 있는 점은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말한다. 네이버 카페 등 스케이트보드 커뮤니티에는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초등학생인데 함께 탈 사람을 구한다', '뚝섬유원지에서 하는 강습이 몇시냐' 등 스케이트보드를 취미생활로 삼고 이를 적극적으로 즐기는 청소년들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생일을 앞둔 초등학생 딸에게 스케이트보드를 선물할 계획인 주부 한모씨는 "내성적인 아이 성격이 스케이트보드를 타면서 적극적으로 바뀌길 바란다"며 "운동을 통해 화나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법을 알려주고 싶다"고 했다.
혈기왕성한 20~30대 젊은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스케이트보드를 즐기는 연령층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 이유는 이 제품의 라인업 확대 때문이다. 11번가 관계자는 "5월에 크루저보드가 출시되면서 스케이트보드가 대중화되기 시작했다"며 "크루저보드는 스케이트보드보다 컴팩트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대중화를 선도해 전세계적으로 유행되기 시작했으며 초중고등학생에게 특히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스케이트보드보다 앞뒤로 좀 더 긴 빅보드를 찾는 고객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캠핑 열풍도 한몫했다는 설명이다. 김윤상 지마켓 스포츠팀장은 “캠핑 등 가족단위의 야외활동이 늘어남에 따라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취미용품의 판매가 크게 늘어났다”며 “특히 스케이트보드는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이 많이 출시된 데다가 아동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즐길 수 있어 크게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