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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스펙 특목고 위한 전형"…대학 특기자전형 비판론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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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고려대는 2014학년도 특기자전형(명칭은 특별전형)의 인문과 자연부문 지원자격 요건에 "외국어(영어,독일어, 불어, 중국어 등)분야에서 탁월한 재능과 열정을 보인자"로 명시했다. 연세대는 인문계열의 특기자 자격요건으로 외국어 및 외국어에 관한 교과와 국제전문교과의 이수단위의 합계가 일정 단위 이상이 돼야 한다고 규정했다. 건국대와 경희대, 동국대, 서강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 주요 대학들은 외국어특기자의 경우 토플·토익·텝스 등 공인어학성적을, 수학·과학 특기자의 경우 올림피아드 실적 등을 요구하고 있다.


교과 외의 다양한 소질과 특기가 있는 인재를 발굴하기 위한 취지에서 만들어진 대입 특기자 특별전형이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뽑는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지난 30일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국회 교문위 소속 민주당 박홍근 의원과 국회 의원회관에서 공동 주최한 '특기자 전형의 실태와 대책 토론회'에서 주요 15개 대학은 모든 전공에서 교과 관련 우수자를 뽑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들은 정원외(농어촌, 특성화고,재외국민, 장애인 등)와 정원내(사회적배려, 다자녀, 만학도, 취업자, 산업대학, 학업특기자 등)등에서 다양한 특별전형을 두고 있으며 이번에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특기자 특별전형'은 '정원 내 특별전형'안의 '대학독자적기준에 의한 특별전형'이다.


특기자 특별전형의 전형방식은 대개 2단계로 이루어지는데, 1단계에서 서류평가를 통해 일정 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 서류에 대한 심층면접, 논술, 영어면접이나 영어에세이, 교과지식을 묻는 구술시험 등을 실시해 최종 선발한다.

김태훈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위원은 "1단계에서 요구되는 서류는 주로 공인어학성적과 올림피아드 등의 수상실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부분이 결정적으로 특기자 전형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부분"이라면서 "이러한 서류 요건은 정상적인 학교 교육으로는 준비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2단계에서 실시하는 면접의 수준 역시 매우 높아서 외고와 과고를 비롯한 특목고 학생을 위한 전형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교육걱정은 "교육부는 특기자 전형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2017학년도 대입제도에 대학이 학생들에게 '스펙'을 일절 요구하지 못하도록 하고 관련 학과만 제한적으로 받도록 하는 대책을 명확하게 포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교육평론가 이범씨는 "특기자전형은 사소한, 소수에만 적용되는 문제가 아니라 전체 초중등 교육의 분위기와 사교육 주류의 흐름을 일거에 바꿔놓을 수 있는 핵심 영역"이라면서 "대선공약의 정신으로 돌아가 특기자전형을 폐지하든가 아니면 입학사정관 전형의 부분집합으로 편입해 '대학에 가기 위한 교육과정을 학원을 통해서만 밟을 수 있는' 어처구니없는 비교육적 상황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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