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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동욱 "유전자검사로 의혹부터 푼 뒤 법적 대응"(상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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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식 직후 조선일보 상대 소송 취하
장기간 법정공방, 가족들에 고통 감내 못 시켜
수장 공백 맞은 검찰, 후임 인선에 촉각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혼외자녀 논란으로 검찰을 떠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30일 최초 의혹을 제기한 조선일보를 상대로 낸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취하했다. 의혹 해소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거론되는 ‘유전자검사’에 맡겨두고, 지난한 법정공방으로 ‘의혹’ 자체가 도마 위에 올라있는 상태를 피하려 한 조치로 풀이된다.

법원 등에 따르면 채 전 총장은 이날 오전 퇴임식을 마친 직후 대리인을 통해 서울중앙지법에 소 취하서를 냈다. 법원은 취하서를 접수한 뒤 소송절차를 종료했다.


채 전 총장은 이날 소 취하와 함께 언론에 ‘검찰총장직을 떠나 사인으로 돌아가며’라는 제목의 글로 혼외자녀 의혹 해소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의혹 해소에 필요한 유전자검사는 계속 추진하되, 가족이 입을 피해를 감안해 소송은 일단 중단하고 후일 의혹 해소 결과에 따라 더 강하게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다.

채 전 총장은 “(가족과 함께) 인격살인적인 명예훼손과 참담한 심적 고통을 한 달 가까이 겪어야만 했다”고 운을 뗀 뒤 “법무부가 의혹의 진위 여부를 제대로 규명하지도 못한 채 유감스럽게도 일방적으로 의혹 부풀리기성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함으로써 이러한 고통은 더욱 가중됐다”고 비난했다.


채 전 총장은 이어 “형언할 수 없을 정도의 고통과 피해를 겪어 이미 파김치가 된 가족들에게 진실 규명이 담보되지 않을 수도 있는 소송과정에서 또다시 장기간 이를 감내하게 할 수는 없다”며 “한 가장으로서 장기간의 소송과정에서 초래될 고통과 피해로부터 가정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채 전 총장은 “의혹의 진위 여부가 종국적으로 규명되기 위해서는 유전자검사가 필수적”이라고 전제한 뒤, “우선적으로 유전자검사를 신속히 성사시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전자검사 없이 법정공방을 이어간들 설령 법원이 채 전 총장의 손을 들어주더라도 2, 3심까지 소송 장기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지는 데다 그 과정에서 의혹이 되레 확산될 위험 등이 고려됐다.


채 전 총장은 검사 결과에 따라 보다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예고해 민·형사상 조치를 모두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채 전 총장은 이날 오전 대검청사 별관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부인과 딸이 지켜보는 가운데 “부끄럽지 않은 남편과 아빠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라고 말해 ‘혼외아들 의혹은 사실무근’이라는 종전의 입장을 에둘러 강조했다.


채 전 총장의 갑작스런 소송 취하 소식을 접하는 시각은 둘로 나뉜다. 혼외자녀 의혹을 사실상 사실로 인정한 셈 아니냐는 것과, 소모적인 논쟁을 떠나 확실한 결과를 손에 쥔 뒤 강력한 후속조치에 나서려는 것이라는 정도로 요약된다.


유전자검사 성사를 위해 혼외자녀로 지목된 아동과 그 어머니 임모씨의 동의가 필요한 가운데 검찰이 종적을 감춘 것으로 알려진 임씨를 찾아낼지 관심을 모은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시민단체들은 앞서 “혼외자녀 지목 아동의 개인정보 무단유출 경위를 밝혀달라”며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조선일보 등을 검찰에 고발해 서울중앙지검이 수사에 착수했다. 이른바 '의혹제기의 숨은 배경'과 함께 ‘유전자검사’ 성사를 위한 핵심인물인 임씨의 행적도 밝혀내야 하는 상태다.


한편 채 전 총장의 후임자에 대한 적격 여부를 심사할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 문제가 주목받고 있다. 채 전 총장은 임명권자인 대통령으로부터의 독립성 보장을 목적으로 도입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선별해 낸 첫 검찰총장이다. 당초 법무부·청와대가 지목하는 인사를 총장에 앉히기 위한 ‘거수기’ 역할에 그칠 것이란 전망과 달리 1기 추천위는 법무부 요구와는 다소 거리를 둔 최종 3인 후보를 추천한 바 있다.


채 전 총장의 사임으로 또다시 수장 공백을 맞은 검찰이 이미 정치적 독립성에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는 지적도 계속된다. 정치권으로부터 방파제 역할을 해야 할 법무부가 사표수리를 미뤄가며 헌정 사상 초유의 현직 검찰총장 감찰을 지시하고도 정작 의혹을 풀지 못한 데 따른 장관 책임론까지 거론되고 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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