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이후 정부폐쇄 17차례..10일 폐쇄때 주가 평균 2.5% 하락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미국 민주·공화 양당이 건강보험법(오바마케어) 시행을 둘러싸고 계속 대치하면서 연방정부가 17년만의 폐쇄 위기에 처했다. 이는 글로벌 주식시장에 엄청난 재앙이 될 것이라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AP통신은 과거 미 연방정부의 폐쇄 사례를 소개하며 연방정부 폐쇄로 증시가 폭락한 경우는 없었다고 최근 전했다.
미 연방정부 폐쇄는 1976년 이후 17차례 발생했다.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21일까지 폐쇄됐다.
연방정부 폐쇄가 10일 이상 지속된 경우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 지수는 2.5% 떨어졌다. 5일 정도 폐쇄된 경우에는 1.4% 하락해 주가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1970년대 제럴드 포드와 지미 카터 대통령 시절에는 연방정부 폐쇄가 주가에 비교적 큰 악재로 작용했다. 1976년부터 1979년까지 4년 연속 해마다 연방정부가 10일 이상 폐쇄됐는데 S&P 500 지수는 최소 2% 이상 하락했다.
연방정부 채무한도를 18차례 올려야 했던 로널드 레이건 정부 시절인 1981~1989년에도 해마다 연방정부 폐쇄가 이뤄졌다. 그러나 한 번도 3일 이상 지속된 적이 없다. 대부분 주말에 폐쇄돼 주가는 거의 영향 받지 않았다.
최근에는 연방정부 폐쇄가 오히려 저가 매수 기회로 활용되고 있다.
가장 최근 연방정부가 폐쇄된 것은 1995~1996년 빌 클린턴 정부 시절이다. 당시 하원의장이 지난해 공화당 대선 후보로 나왔던 뉴트 깅리치였는데 이번과 마찬가지로 예산 문제로 연방정부가 두 차례에 걸쳐 한달 가량 폐쇄됐다.
1차는 1995년 11월 14~19일이다. 당시 S&P 500 지수는 592.30에서 600.07로 되레 올랐다. 2차는 1995년 12월 15일~1996년 1월 6일이다. S&P 500은 616.92에서 616.71로 제자리 걸음했다. 1995년 11월14일~1996년 1월6일로 치면 S&P 500 지수가 4% 오른 셈이다.
올해 1월에도 시퀘스터(연방정부 재정지출 자동삭감) 문제로 연방정부 폐쇄가 이슈화됐는데 S&P500 지수는 1분기 동안 6.5% 올랐다.
전문가들은 연방정부 폐쇄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는만큼 미국과 유럽 경기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라고 조언한다.
팰리세이드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댄 베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상황이 정말 꼬인다면 주가가 3~5% 하락할 수 있지만 폐쇄에 따른 모든 충격을 감안해도 연말에는 S&P500 지수가 지금보다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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