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금공 운전자금 대출 절반 넘어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경기 위축 현상이 지속되면서 기업의 대출이 시설자금 보다 운전자금에 몰리고 있다. 시설자금은 설비 확대 등에 필요한 자금인데, 경기가 안좋다보니 현행 유지하는 운전자금 위주로 대출이 이뤄지고 있다.
29일 정책금융공사에 따르면 지난 8월말 현재 온렌딩 대출 가운데 운전자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51%로 시설자금이 차지하는 비중(48%)을 앞질렀다.
정책금융공사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시설과 운전자금 비중은 절반 정도로 비슷했지만 올 들어서는 60%가 운전자금 용도로 온렌딩 대출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잔액기준으로 운전자금 비중이 뚜렷하게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해부터 두드러졌다. 온렌딩대출이 시작된 2009년에는 시설자금 대출이 1333억원(2개월치)으로 운전자금대출(972억원) 보다 많았다. 2010년의 경우 연간 운전자금 대출(1조6411억원)이 시설자금 대출 1조5600억원을 초과하기도 했지만 2011년에는 시설자금이 2조3569조원으로 2조원에도 못미친 운전자금대출을 다시 앞질렀다. 2011년 운전자금 온렌딩 대출은 1조9137억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운전자금 대출이 2조원을 넘어선 반면 시설자금대출은 1조500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정금공 관계자는 "경기 상황이 좋지 않다보니 신규 투자 보다는 현 수준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운전자금 대출의 경우 CD(양도성예금증서)금리를 기준금리로 활용하는 반면, 시설자금은 정책금융공사채권(정금채) 발행을 통한 조달금리가 적용된다.
정금공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장기적으로는 운전자금 대출 금리도 정금채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구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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