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유동성 부족으로 허덕이고 있는 동양그룹이 자금전쟁을 치러야 할 '30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2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오는 30일 동양그룹이 상환해야 하는 자금은 1129억원에 달한다. 지주사인 동양이 지난해 발행한 회사채 '동양256' 905억원과 그룹 기업어음(CP) 224억원이 포함된다. CP는 동양인터내셔널 48억원가량을 비롯해 동양, 동양레저, 동양시멘트, 동양파이낸셜대부 등의 물량이다.
애초 동양은 이달 회사채를 발행해 일부 차환용 자금을 마련하려 했으나 금융감독원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자 발행 자체를 포기했다. 최근 그룹을 둘러싼 투자 심리도 급격히 위축돼 회사채를 발행해도 매각은 저조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동양그룹이 또 다른 자금줄로 생각했던 동양매직 매각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7일 KTB PE와 동양매직의 기업 결합을 사전 승인했지만, 정작 KTB PE가 이날 동양매직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 등록신청서 제출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양매직 매각가는 약2500억원이고, 부채 700억원을 제외하면 동양그룹은 1200억원가량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일각에선 동양그룹의 상황이 다급한 만큼 KTB PE가 시간지연 작전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매각이 늦춰질수록 아쉬운 쪽은 동양그룹이니 매각가격을 점차 낮추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30일 자금전쟁을 넘기더라도 당장 내달 만기가 기다리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내달 만기도래하는 동양그룹 6개 계열사 회사채와 기업어음은 4859억원이다.
동양그룹 측은 "동양매직 매각 여부에 관계없이 30일 상환 자금은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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