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동부 등 "금융계열사 지원으로 버티는 곳 없나" 평가 나서…당국, 채권단 관리 대기업 확대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동양그룹 사태 발생으로 국내 신용평가사들도 덩달아 긴장하고 있다. 금융계열사의 지속적인 지원으로 재무적 안정성을 유지하던 그룹이 한순간에 악화되는 경우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어서다. 이에 따라 신평사들은 금융계열사를 끼고 있는 그룹들, 특히 이들 그룹의 비금융계열사 안정성을 평가하고 예의주시하느라 분주한 상황이다. 관련 보고서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24일 보고서를 내고 '금융계열사의 비금융계열사 지원'에 대해 평가했다. 특히 나이스신용평가는 동양그룹 외에 한화그룹, 동부그룹에 대해서도 자세히 평가했다. 동양그룹이 금융계열사에서 비금융계열사의 투기등급 이하 회사채 등을 팔지 못하게 되면서 부실화 된 것을 감안, 타 그룹의 경우 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여력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 조사했다.
보험과 증권부문 금융계열사를 갖고 있는 한화그룹의 경우 안정성은 비교적 큰 것으로 판단됐다. 금융계열사 신용등급은 AAA~A+ 수준, 비금융계열사의 신용등급도 한화엘앤씨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BBB+)를 제외하고는 모두 A+~A-에 분포해 있다.
현승희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한화투자증권은 주요 비금융계열사인 한화나 한화케미칼, 한화건설 등의 회사채 발행 시 인수주관업체로 참여하고 있지만 계열회사 발행 회사채에 대한 회사의 인수 비중이 높지 않은 편"이라며 위험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신평사들은 동부그룹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금융계열사(AA-~A-)에 비해 비금융계열사(BBB+~BBB-)가 낮은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24일 동부그룹 자체에 대한 현황과 주요 모니터링 요소에 대해 보고서를 내놓았다. 한기평은 "상대적으로 우수한 재무안정성을 보유하고 있는 금융계열사로부터의 재무적 지원 가능성이 있지만, 관련법령 등의 변화로 금융계열사의 비금융계열사에 대한 지원 제약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한기평은 동부그룹이 비상장법인을 중심으로 한 기업공개, 잔여지분매각 등을 좀 더 적극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금융계열사에 의존하는 성향을 없애고 유동성을 확보, 비금융계열사의 채무부담을 경감시킬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 동부그룹은 단기 위주의 회사채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을 주로 진행하고 있다. 최근 동부팜한농과 동부메탈이 발행한 회사채는 보유자산을 담보로 제공한 담보부사채다.
이지웅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동부그룹의 경우) 개별 회사별로 재무융통여력이 높지 않음에 따라 계열사 간 지원여력이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계열사별로 실적 개선 추이와 재무 부담 수준 외에 계열사로의 전이 여부, 그룹 전반의 재무안정성 추이 등에 대한 모니터링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같은 지적에 따라 금융감독원은 주채무계열에 빠져있던 동양그룹과 현대그룹 등을 관리 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제2의 동양그룹'이 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채권단이 관리하는 대기업을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금융기관 전체 신용공여잔액 대비 0.1%(1조6000여억원) 이상의 은행 빚이 있는 기업은 주채무계열로 선정돼 주채권 은행의 집중 관리를 받는다.
재무구조 개선 약정 역시 강화된다. 기존에는 재무 상황만 평가해 주채무계열로 선정했지만, 앞으로 비재무적 요소까지 평가해 대상을 선정하면 2~3개사가 추가로 선정될 수 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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