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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는 '의리파'…동양증권 사태 활용 않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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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증권 고객유치 등 과당경쟁 자제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증권사들이 동양증권 고객 유치 활동 등 과당경쟁을 벌이지 않기로 합의했다. 경쟁사의 불운을 틈 타 영업활동을 함으로써 더욱 어렵게 하지 않겠다는 동업자 정신을 지키겠다는 선언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KDB대우증권 등 16개 증권사는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동양그룹 사태를 이용해 마케팅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루머 확산 방지도 약속했다.

증권사들이 이 같이 합의한 것은 동양그룹 유동성 위기로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비롯한 상품과 계좌 등을 인출하는 동양증권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이 불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유치 경쟁 징후들은 벌써 포착되고 있다. 전날 강남의 동양증권 모지점 앞에서 한 대형증권사 지점 직원들이 CMA 팜플렛을 돌리면서 양사 직원 사이에 주먹다짐이 벌어졌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또 한 중소형사 직원은 고객이 동양증권 직원인줄 모르고 "CMA는 예금자 보호가 안되니 돈을 빼라"고 말해 서로 욕설을 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이에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동양의 CMA가 불안하면 다른 증권사 것도 불안하다는 얘기"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CMA가 비록 예금자 보호가 안되지만 국채 등에 투자하고 증권사 고유자산과 연결돼 있지 않아 안전한 상품이란 점을 얘기하지 않는 것은 결국 자신들이 파는 CMA도 안전하지 않다는 말로 자기 발등을 찍는 행위라는 비판이다.


하지만 이런 당위론은 일선 지점의 영업직원들에게까지 통하지 않는다. 몇년째 상품 판매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동양그룹 사태는 고객 기반을 늘릴 수 있는 호기인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인출사태가 벌어지기 전인 추석 연휴 직전 동양증권의 CMA 잔고는 7조원에 달했다.


증권사 한 영업직원은 "본사 차원에서는 아니지만 지점 차원에서는 근처 동양증권 고객이나 동양증권과 같이 거래하는 고객이 있으면 개별적으로 접촉해 볼 좋은 구실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매일 실적 압박에 시달리는 입장에서 상도를 앞세우기는 힘들지 않냐"고 귀띔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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