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내년도 예산에는 지출 규모는 작지만 눈길을 끄는 이색사업들이 적지 않게 포함돼 있다.
우선 경북 봉화군에 조성중인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 '호랑이 숲'을 조성해 백두산 호랑이 서식지를 조성한다. 산림청은 내년에 총 19억9200만원을 투자해 4만8000㎡의 숲에 울타리를 설치하고, 호랑이침실 등을 조성해 10마리의 호랑이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의경에게 축구화를 보급하는 사업도 눈에 띈다. 정부는 내년에 의경 2만5911명에게 2만4000원짜리 국산 축구화를 1인당 한 켤레씩 지급하는 데 6억2200만원의 예산을 쓸 계획이다. 군에서는 이미 올해 예산 74억원을 확보해 장병들에게 같은 종류의 축구화를 한켤레씩 지급했다.
농촌 주민, 특히 고령의 농촌 주민이 목욕탕을 찾기 어렵다는 사실에 착안해 시골 장날에 운영하는 '장날 목욕탕'도 설치 운영한다. 정부는 농촌의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등 유휴시설을 리모델링해 장날 목욕탕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내년중에 공모를 통해 총 9곳에 설치할 계획이다. 예산은 총 9억원을 투입한다.
날로 늘어나는 흉악범죄, 성범죄 등의 용의자·피의자의 검거율을 높이기 위해 3D 얼굴 인식 검색시스템을 도입한다. CCTV나 차량 블랙박스 등에 기록된 영상에서 확인된 인물의 얼굴을 3D로 인식해 신원확인이 가능한 3D 얼굴인식·검색시스템이다. 이를 위해서는 62만건에 이르는 범죄수법자료상의 사진을 3D를 전환해야 하고, 3D 인식·검색기법도 도입해야 한다. 정부는 검색시스템 개발에 4억8000만원을 투자하고, 장비를 구입하는데 4억8000만원을 투입한다. 사업을 추진하는 경찰청은 이를 통해 몽타주와 사진 DB와 대조, 유사도가 높은 용의자 리스트 제공 등 범죄수사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동해의 울릉도와 서해의 흑산도에 소형공항을 짓기 위한 예산도 마련됐다. 정부는 50인승 중소형 항공기 취항이 가능한 공항 건설을 염두에 두고, 울릉도와 흑산도에 각각 20억원, 15억원을 배정해 기본계획을 세운다. 정부는 울릉도와 흑산도의 유일한 접근교통 수단인 여객선의 잦은 결항으로 인해 지역주민과 관광객의 불편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10만여명에 이르는 예술인들을 위한 '예술인 패스'도 도입한다. 예술인들이 공연장과 박물관 등을 찾을 경우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도로 예술인에게 사회적 자부심을 부여한다는 차원에서 추진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내년에 총 2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약 10만명의 예술인에게 패스를 발급할 계획이다.
법원의 치유적 기능을 강화한 '힐링 코트(Healing Court)' 제도도 내년에 새로 시도된다. 가사 및 소년 사건은 지난 2005년 11만4983건에서 지난해 16만9295건으로 47.2% 증가했다. 기존의 가사재판이 심판에만 치중한 결과다. 대법원은 이혼으로 발생하는 당사자의 심각한 스트레스와 이혼 과정에서 큰 피해를 받는 자녀의 정서적 상처를 힐링하는 재판절차를 추진하기 위해 16억원을 투입한다. 이혼자녀를 위한 힐링캠프, 자녀양육 컨설팅, 이혼전 상담 등의 제도가 마련된다.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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