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해상도가 높은 카메라를 장착한 스마트폰이 속속 등장하면서 카메라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고하질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 출시로 매출이 급감한 카메라 업계는 의료장비 분야 진출 등 활로 모색에 부심하고 있다.
2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삼성 등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들이 최근 1000만 화소 이상의 고화질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니콘과 캐논 등 일본과 전 세계 간판 카메라 업체들이 가격인하 등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한 이후 스마트폰의 시장 잠식에 따른 매출 감소세를 멈출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4 는 1300만 픽셀의 센서를 장착하고 있는 것을 비롯, 소니의 엑스페리아 Z1은 2070만 픽셀, 노키아의 루미아 1020은 4100만 픽셀의 카메를 탑재하고 있다.
픽셀은 화상을 형성하는 최소 단위로 화소가 많을수록 해상도가 높은 영상을 얻을 수 있다.
반면,일본 최대의 카메라 전문 업체 캐논의 EOS-1DX 모델은 판매가는 6799달러지만 1810만 픽셀에 불과하다.
화질이 깨끗한 스마트폰은 기존 카메라 시장을 잠식해 카메라 업체들의 매출은
뚝 뚝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세계 2위의 카메라 업체인 니콘은 최대 64%나 가격을 할인해 판매하고 있으며, 1위 업체인 캐논도 가격할인에 나설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내다봤다.
블룸버그는 이런 노력에도 카메라 판매 감소 추세를 멈출 수 없을 것으로 진단했다. 올해 카메라 출하는 6900만대로 지난해에 비해 무려 30% 감소할 것으로 모건스탠리 MUFG는 전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카메라업체와 필름업체들은 사업전환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1919년 현미경과 온도계 생산업체로 시작한 올림푸스는 SLR 카메라 개발과 베이징 생산공장을 폐쇄하는 한편, 소니와 공동으로 의료장비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후지필름도 카메라에서 의료 장비와 디스플레이 분야로 전환하고 있으며 루믹스 브랜드를 생산하는 파나소닉도 콤팩트 카메라 생산을 축소할 계획이다. 코니카 미놀타 홀딩스는 사무실 장비에 전념하기 위해 이미 2006년 소니에 SLR비즈니스를 매각했으며 펜탁스는 호야에 이어 리코그룹에 인수되는 등 부침을 겪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캐논이 6월 말 현재 7550억엔의 현금을 쥐고 있는 등 카메라 업체들의 현금이 풍부해 사업 전환은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더라도 스마트폰 카메라의 위력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1917년 설립돼 1959년 렌즈 교체 SLR 카메라 즉 수동카메라를 출시해 장장 96년을 버텨온 니콘이나 일본 롯본기에서 1933년 창업해 80년간 글로벌 카메라 강자로 군림해온 캐논을 비롯한 글로벌 카메라 업체들이 스마트폰 앞에 무릎을 꿇고 시장을 모두 내줄 날도 머지 않은 것 같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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