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 계열사 대졸공채 총 5500여명 선발 스타트, 한화·현대重도 이미 최고 경쟁률 기록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삼성그룹이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공채에 나서며 취업 전쟁이 본격화 되고 있다. 경기 침체로 극심한 취업난이 계속되는 가운데 공기업과 금융권이 채용 규모를 줄이며 취업자들이 대기업으로 몰리고 있는 추세다.
23일 삼성그룹은 25개 계열사를 통해 총 5500여명의 대졸(3급) 신입사원 채용을 위한 원서 접수를 시작했다. 삼성그룹은 상반기 3500명을 채용했다. 하반기 채용 규모를 더하면 약 9000여명에 달한다. 당초 세웠던 채용 목표와 동일하다.
5500명중 1000여명은 소프트웨어 인력으로 채용된다. 삼성그룹은 상반기에도 1000여명의 소프트웨어 인력을 선발한 바 있다.
원서 응시자격은 4년제 대학 졸업 또는 내년 2월 졸업을 앞둔 예정자로 학점 3.0 이상(4.5점 만점 기준), 토익 스피킹, 오픽(OPIc) 등 영어시험에서 기준치 이상 점수를 얻어야 한다.
중국어, 공인 한자능력 자격 보유자는 우대된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함께 가는 열린채용' 제도도 그대로 시행된다. 기초생활 및 차상위계층 가정 5%, 지방대 출신을 약 35%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오는 10월 13일 국내 5개 지역과 해외 3개 지역(LA, 뉴욕, 토론토)에서 필기시험인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를 치른 뒤 업종별, 직군별로 특화된 면접을 거치게 된다.
전 계열사 디자인 직군은 실기테스트를 통해 취업자의 디자인 역량을, 소프트웨어 직군은 프로그램 코딩 능력을 평가한다. 삼성화재의 경우 1~2 시간 소요됐던 직무역량 면접을 하루 또는 1박 2일로 확대할 방침이다. SSAT와 함께 면접 비중을 크게 늘린 것이다.
한편 지원서를 마감한 대기업의 경우 사상 최고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KT는 지난 16일 공채 지원서 접수를 마감한 결과 300명 모집에 4만5000여명이 지원서를 제출해 150대 1에 달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경쟁률은 100대 1이었다.
현대중공업도 5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인 가운데 3만2000여명의 지원자가 몰려 64대 1에 달하는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의 취업 경쟁률은 54대 1이었다.
한화그룹은 약 550명을 채용할 계획인데 4만5000명이 몰렸다. 경쟁률은 82대 1에 달한다. 지난해 경쟁률은 81대 1이었다. 기업은행은 220명 채용에 2만1000명에 달하는 지원자가 몰려 경쟁률 95대 1을 기록했다.
1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인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7일 접수 마감을 앞두고 1만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리며 채용 사이트가 다운되기도 했다. 결국 지난 21~22일 지원서를 추가로 접수 받은 LG디스플레이는 총 3만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려 약 3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7일까지 서류 접수를 진행하는 삼성그룹 역시 공채 경쟁률이 지난해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삼성그룹은 총 8만여명의 구직자가 지원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미 서류 접수를 마감한 대기업들 대다수가 역대 최대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체 신입사원 공채 규모가 크게 줄어들며 구직자들이 가능한 곳은 모두 원서를 넣어보자는 심정으로 취업시장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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