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이번 추석 연휴는 주말과 겹쳐 닷새를 연달아 쉬게 된다. 직장인들에게는 여름 휴가 다음으로 긴 황금연휴다. 이 기회를 활용해 나라밖으로 여행을 가는 인구도 적지 않다. 하지만 기획재정부 공무원들에게는 모두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20일 기재부에 따르면 기재부 직원들에게 닷새 연휴는 꿈같은 이야기일 뿐이다. 기재부 수장인 현오석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부터 추석 연휴도 잊은채 현장을 누볐다. 현 부총리는 추석 연휴인 18~20일 동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을 위해 인도네시아 발리를 찾았다. 현 부총리는 APEC 참석 이후에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과 관련해 국내에서 대책 마련 등에 바쁜 시간을 보냈다.
예산실의 경우 다음달 초 국회 예산안 제출을 앞두고, 동분서주하고 있다. 닷새에 걸친 연휴에도 불구하고 예산실 직원들이 쉴 수 있는 날은 추석 당일인 19일 뿐이다. 나머지 휴일에는 모두 청사를 지키면서 예산안 막바지 작업에 몰두해야했다.
글로벌 경제 상황을 점검하는 국제금융정책국도 마음편한 추석을 보내지 못했다. 미국시각으로 18일 오전, 우리나라 시간으로 19일 새벽에 FOMC 회의가 열린 까닭이다.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미 FOMC를 앞두고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국은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갖추고 있다"면서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을 파악해 실시간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19일 오전 FOMC 결정과 관련해 즉각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국내 시장을 점검하는 등 대응책을 마련했다.
이미 지난달 초 내년도 세재개편안을 공개한 세제실도 좌불안석이기는 마찬가지다. 10월초 세제개편안의 국회 제출을 앞두고, 여전히 미조정 작업이 진행중이기 때문이다.
직접 현안을 처리해야하는 부서가 아니더라도 여유를 찾기는 어렵다. 기재부 한 관계자는 "연휴는 5일이지만 토요일과 일요일은 출근을 해야 할 것 같다"면서 "당장 할 일은 없지만 다른 부서와 고위직의 눈치가 보여서 나오지 않을 수가 없다"고 귀띔했다.
세종=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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