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5개월만에 정상화된 개성공단. 입주기업인들은 그동안 멈췄던 기계를 다시 돌리기 위해 추석연휴까지 반납하면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실제 공장을 돌리던 5만3000여명의 북 근로자들의 추석은 어떨까.
19일 입주기업계에 따르면 북 근로자들은 추석 당일인 이날만 쉬고 업무를 보는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나라에서 추석은 일 년 중 가장 큰 명절로 추석 당일과 전일, 후일이 공휴일이라 3일간의 연휴를 보내지만 북한에서는 추석 당일만 쉴 수 있다.
처음부터 추석이 공휴일이었던 것도 아니었다. 공산주의 국가인 북한에서는 지도자의 생일 등 공산주의 체제와 관련이 있는 날이 추석이나 설 등 민족 고유의 명절보다 중요한 날이기 때문. 그러다가 1972년 남북대화를 계기로 조상의 묘소를 찾아 성묘하는 것을 허용하게 됐고 1988년이 돼서야 추석을 쉬는 날로 정하게 됐다고 전해진다.
추석 음식은 어떨까. 북한에서도 추석이 되면 송편을 만들어 먹는다. 심지어 우리나라처럼 ‘송편을 예쁘게 만들어야 예쁜 딸을 낳는다’는 속설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북한의 송편은 남한의 송편보다 3배 정도 크고, 속에는 주로 팥과 시래기를 넣는 경우가 많다. 북한의 송편이 남한보다 큰 이유는 떡을 만들 때에 쓰는 쌀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북한 사람들도 추석이 되면 조상들의 묘소로 성묘를 하러간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남한에서 명절 때마다 기승을 부리는 교통 체증이 없다. 교통수단이 많지 않기 때문. 대중교통마저도 충분치가 않아 조상의 묘가 멀리 있는 경우엔 집에서 사진을 놓고 제사를 지내기도 한다.
그래도 북한의 수도 평양은 추석이 되면 꽤 북적거린다. 북한에서는 모든 땅이 국가의 소유라 지정된 공동묘지에만 장사를 지내는데 그 공동묘지들이 평양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한편 북한에서도 추석이 되면 평소에는 보기 힘든 중국이나 러시아 영화를 방영한다. 평소에는 영화관에서든 집에서든 영화를 보기 힘든 게 북한의 현실이어서 추석은 북한 주민들이 모처럼 영화를 볼 수 있는 날이기도 하다.
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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