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충무로에서]글로벌 IT기업의 탄생, 기대해도 될까

시계아이콘01분 35초 소요

[충무로에서]글로벌 IT기업의 탄생, 기대해도 될까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 교수
AD

드디어 실현되는 걸까. 한국 정보기술(IT)기업의 글로벌 리더로의 도약.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전 세계 가입자가 2억4000만명을 넘어 연내 3억명 돌파를 향해 순항 중이다.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주식회사가 2011년 6월 라인을 처음 선보인 이후 2년4개월만에 이뤄낸 성과다. 하루 평균 87만명이 가입한 셈이다.


지역별로는 아시아가 압도적이어서 일본 4700만명, 대만 1700백만명, 태국 1800만명, 인도네시아 1400만명에 이른다. 더욱 긍정적인 것은 스페인 가입자의 증가다. 가입자가 1500만명에 이르는데 이들은 남미 가입자 증가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라인 덕분에 네이버의 올해 2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2286% 성장했으며, 앞으로 수익호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도 5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라인이 기대대로만 성장해준다면 IT업계의 삼성전자가 탄생하는 것 아니냐"는 섣부른 기대감도 내비친다.

전 세계에서 경쟁 중인 모바일 메신저는 라인을 비롯해 한국의 카카오톡, 중국의 위챗, 북미의 왓츠앱 등이다. 광범위하게는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과도 경쟁관계라 할 수 있다. 무선 인터넷 환경이나 휴대폰 사용 인구 비중 등 세계적인 IT강국으로서 여건은 갖추고 있으나 막상 IT글로벌 기업은 나타나지 않는 데 대한 안타까움이 컸는데 라인의 활약상은 기대감을 갖게 한다. 네이버라는 기업 입장에서도 그렇겠지만 우리나라 IT산업, 나아가 산업계 전체에도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첫째, 국내 포털시장 지배력이 높은 네이버의 글로벌 진출이라 반갑다. 야후, 구글 등의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서는 네이버에 밀려 존재감이 미미하다. 네이버의 경쟁력을 칭찬하고 싶지만, 70%가 넘는 점유율은 소비자와 산업, 모두에게 마이너스다. 네이버가 좁은 국내시장에서 과실을 따먹는데 안주하지 않고 위험을 감수하면서라도 해외진출을 적극 추진해 좋은 성과를 냈다는 것에 점수를 주고 싶다.

둘째, 포화상태인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비껴 일본에 진출한 것 역시 성공적인 전략이었다. 우리는 어느 업종이, 어느 기업이 잘 된다 하면 앞뒤 가리지 않고 뒤따라 뛰어드는 기업들을 너무 많이 봐왔다. 국내에서 이미 카카오톡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선점한 상황에서 출혈경쟁을 하기보다는 아직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일본을 타깃으로 삼은 것은 바람직한 전략으로 보인다. 더구나 까다로운 일본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47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는 것이 놀랍다.


성공요인으로는 다양한 국적의 인재들이 모여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과 함께 철저한 현지화가 꼽힌다. 통신비가 비싼 편인 일본에서 무료통화, 무료문자서비스는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캐릭터 스티커는 간접적인 표현을 좋아하는 일본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한다. 쓰나미로 인해 소중한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을 추구하게 된 트렌드를 잘 포착한 것도 성공요인으로 꼽힌다. 일본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태국, 대만 등에 성공적으로 진출했고 인도 및 중국 시장 진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셋째, 소수의 제조 글로벌 기업에만 의존하는 한국 경제에 '글로벌 서비스기업'이 등장한 것은 무엇보다 큰 의미가 있다. 소수 업종, 소수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수록 경제구조는 취약해지고 위기에 대한 대처능력이 떨어진다. 글로벌 시장을 지배하는 IT서비스기업의 등장은 한국 기업의 수출경쟁력 다변화 측면에서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라인이라는 날개를 달고 네이버가 글로벌 IT기업으로 도약하는 모습, 꼭 보고 싶다. 내친김에 카카오톡의 글로벌 진출까지 바란다면 욕심일까.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