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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돌린 여야, '욕먹는 한가위' 민심이 불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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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손'으로 끝난 3자회담 그 이후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3자회담이 결국 열리지 않은 것보다도 못한 상태로 끝남에 따라 여야의 대치 정국은 더욱 길어질 전망이다. 정치권의 갈등 수위가 더욱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추석 민심이 어느 쪽으로 향할지가 향후 정국의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는 해석들이 나오고 있다.


16일 박근혜 대통령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김한길 민주당 대표 간의 3자회담은 아무런 합의점도 도출하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국회정상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으로 꼽혀왔던 3자회담마저 파국을 맞음에 따라 국회정상화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회담을 마친 후 여야는 3자회담의 책임을 두고 공방전을 벌였다.

민주당은 강경대응을 예고했다. 김 대표는 "민주주의의 밤은 길어질 것 같다"며 "천막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노숙투쟁이 계속될 것임을 예고하는 발언이다. 민주당 비공개최고위원회에서는 전면 장외투쟁, 국정감사 거부 등의 강경 주문이 쏟아졌다.


민주당은 추석이 지난 23일 오전 의원총회를 통해 향후 당의 대응방향을 정하겠다고 했지만, 퇴로가 막힌 상황이기 때문에 강경 대응 수위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이제까지의 투쟁은 박 대통령과의 협상을 위한 투쟁이었다면, 이제는 정기국회 일정을 희생하는 등의 대가를 들여서라도 뭔가를 이뤄내야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만 하기 때문이다.

다급하기는 여당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의 국회 일정 협조 거부로 국회가 파행을 거치면서 국회 운영의 책임을 맡고 있는 새누리당이 짊어져야 할 부담도 커졌다. 또한 3자회담에서 집권당의 독립적인 모습이 사라짐에 따라 존재감을 회복하는 것도 숙제다. 3자회담의 한 축을 이뤘던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의 입장을 전하기에 바쁜 채, 협상을 조율해 낼 것이라는 기대를 저버렸다. 야당의 협조 없이는 국회 운영이 불가능한 현실을 감안하면, 새누리당 지도부로서는 대통령이 아닌 스스로 정국 안정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는 책무를 안게 됐다.


향후 추석 민심은 3가지의 변수에 따라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파문이 어떻게 처리될 것인가에 관한 것이다. 채 총장의 사퇴 배경에 청와대와 국정원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지만, 청와대는 채 총장의 문제는 사정을 책임지는 검찰총장의 개인 도덕성에 관한 문제로 국한하고 있다. 채 총장의 사퇴를 촉발한 혼외자식 논란의 진실이 어떤 것인가에 따라 정국의 큰 파장이 예상된다. 혼외자식 주장이 거짓일 경우 청와대와 여당에는 대형 악재가 되겠지만, 반대로 진실일 경우에는 야권이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둘째, 국정원 개혁 문제에 대한 여론도 주요 변수다. 박 대통령은 국정원이 강도 높은 개혁을 준비하고 있다며, 안이 확정되면 국회 논의에서 요구해달라고 밝혔다. 3자회담에서 민주당은 국정원 개혁방안을 대통령에게 제시하는 등 적극적인 의지를 보였지만, 개혁 주체와 방향에 대한 인식차가 큰 만큼 국정원 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여론이 정국의 주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셋째, 박 대통령이 국민 공감대를 전제로 증세 가능성을 꺼내든 것도 향후 정국의 주요한 변수다. 박 대통령은 3자회담에서 법인세 인상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며, 국민 공감대하에 증세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부자감세를 철회함으로써 세수기반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도 새로운 갈등의 축이 될 전망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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