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구, 종교시설 활용 민관공동연대 어린이집 확충 결실 맺어...화곡8동 ‘애솔 어린이집’ 시작으로 9, 10월 중 국·공립 어린이집 5개소 개원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서울 강서구(구청장 노현송)가 민간과 연대한 참신한 아이디어로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요즘 국공립어린이집에 입소하려면 적게는 1년 길게는 3년씩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다. 이는 국공립어린이집의 시설과 보육서비스가 민간에 뒤지지 않아 수요자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국공립어린이집은 그 수요를 감당하기에 숫자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국공립어린이집을 하나 건립하는 데 최소한 20억여 원 예산이 투입돼야 하고 2년 이상 건립기간이 소요되는 까닭에 수요에 맞춰 발 빠르게 어린이집을 확충하기에도 역부족이다. 따라서 이런 국공립어린이집 입소 적체는 만성화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강서구는 민간시설을 활용, 적은 비용과 짧은 기간에 국공립어린이집을 확충해 입소 적체를 해소하고 있어 화제다.
◆민관 윈윈의 주역은 교회건물
강서구는 교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교회의 유휴시설을 리모델링하여 적은 비용으로 어린이집을 확충했다.
구는 이달부터 5개 교회건물을 리모델링한 국공립어린이집 5개소
를 9월과 10월, 순차적으로 개원한다.
대상 종교시설은 화성교회(화곡본동), 횃불성결교회(화곡8동), 발음교회(발산1동), 우리교회(방화1동), 람원교회(화곡6동) 등 5개소이다.
구는 종교시설의 일부 공간을 10년 또는 20년 간 무상으로 제공받고 시설을 리모델링해 교회가 어린이집을 운영하도록 위탁하는 형태의 ‘민관공동연대’ 방식으로 어린이집을 확충했다.
◆신속한 어린이집 건립과 예산 절감 등 일석이조
보통 구립어린이집 5개소를 확충하려면 매입 설계 시공 등 어림잡아 최소 2년 이상 기간과 약 100억원 예산이 소요된다.
하지만 구는 이번 민관연대 사업을 통해 26억원 정도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국공립어린이집 5개소의 신축효과를 볼 수 있었다.
74억원 예산절감은 물론 건립기간도 크게 단축해 민간시설과 자원을 활용한 어린이집 확충에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예산이 마련된다고 해도 구립어린이집이 부족, 입소적체가 심한 곳은 주택밀집지역이다. 따라서 부지를 확보하기도 어려울 뿐 아니라 기존 노후주택을 매입할 경우 이보다 예산이 더 소요되고 종종 부정적인 민원이 제기되기도 한다.
◆5개 구립어린이집 내달까지 순차적으로 개원, 276명 입소적체 해소
구는 아이샘 어린이집(화성교회), 애솔 어린이집(횃불성결교회), 하늘샘 어린이집(발음교회), 은빛 어린이집(우리교회), 단비 어린이집(람원교회)이라는 이름을 짓고 물품구매를 완료하는 등 운영할 채비를 마쳤다.
이들 어린이집은 총 276명의 신규 원아를 수용할 수 있으며 친환경, 안전과 편의를 고려한 최고의 시설을 갖추었다. 또 종교시설과는 별도공간과 출입구를 확보, 앞으로 국내 최고의 보육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다.
구는 지난 3일 정원 35명의 애솔어린이집(횃불성결교회) 개원을 시작으로 이달중 하늘샘, 은빛 어린이집을 차례로 개원하고 다음달에 나머지 2개 어린이집도 문을 열 계획이다.
◆향후 민간자원을 활용한 어린이집 지속 확충키로
구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국공립 어린이집을 추가로 늘려 나간다.
올초 청소년 공부방으로 사용됐던 공공용지(공항동 651-7)를 폐지하는 도시계획안을 통과시키며 어린이집 부지를 추가로 확보했다.
168.1㎡ 대지에 지상 3층, 연면적 298.56㎡ 규모로 어린이집을 건립 중이다. 총 11억원 사업비가 투입된다.
지난 5월 설계용역을 마치고 내년 5월 개원을 목표로 이달 착공에 들어간다.
공사가 완료되면 67명의 원아를 수용, 이 지역 주민들의 보육수요 충족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구는 앞으로 교회, 성당 등 종교시설은 물론 아파트 단지(관리사무동) 등과 연계, 국공립어린이집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갈 방침이다.
9월 현재 만 0세에서 만 5세까지 어린이집 입소 대상 영유아는 3만319명.
강서구 전체 어린이 집은 416개소, 전체 보육정원은 1만4198명이다.
이번에 조성한 어린이집 5개소를 포함, 총 34개소의 국공립 어린이집에 2443명의 영유아들을 수용할 수 있게 됐다.
구는 태부족한 국공립 어린이집의 ‘동별 2개소’를 목표로 어린이집 확충에 총력을 기울인다.
민간자원을 활용한 민관공동연대방식은 물론 민간어린이집의 국공립 전환, 구유지 또는 구 소유 유휴건물 리모델링, 공동주택단지 내 의무어린이집 전환 등 다양한 방안을 펼친다.
이를 통해 전체어린이집 정원 중 국공립 어린이집 정원 비율을 내년까지 20%까지 확대해 아이를 가진 부모들의 걱정을 한시름 덜게 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연말 기준, 전국 국공립 어린이집 보육아동 현원이 전체 어린이집 보육 아동 현원의 약 1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획기적인 수준이다.
노현송 강서구청장은 "보육의 질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우선 국공립어린이집의 만성 입소적체를 풀어나가는 것이 더욱 시급하다"면서 "민간자원을 활용한 이런 형태의 어린이집 확충은 예산절감은 물론 짧은 시일 내에 어린이집을 확충할 수 있어 매우 효과적이다. 이번 계기로 민간과의 연대를 더욱 활성화하여 국공립어린이집 입소적체를 말끔히 해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보육서비스의 질도 한층 더 높여 부모님들이 자녀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보육환경을 만들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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