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경제의 낙관적 전망이 침체됐던 철강업계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고 있다. 바닥을 기었던 철강 가격이 반등하고 있으며 연말 까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국철강공업협회(CISA)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중국의 철강가격종합지수(CSPI)는 102.11포인트를 기록, 전월 대비 1.63포인트(1.62%) 상승했다. 전년 동기대비로도 0.58포인트(0.57%) 올랐다.
철광석 가격도 회복세다. 중국이 수입한 철광석 가격을 토대로 지수화 한 철광석가격지수(CIOPI)는 8월 말 t당 135.53달러를 기록, 전월 대비 7.12% 상승했다. 철광석가격 전문업체 스틸인덱스가 집계하는 철광석 가격도 지난 5월 110.4달러까지 가격이 떨어졌지만 3분기들어 꾸준한 오름세를 이어가더니 현재 t당 134.5달러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중국의 주요 철강기업들은 7월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하반기 업황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CISA 조사 결과 중국 내 86개 중·대형 철강기업의 7월 당기순이익이 23억위안을 기록해 6월 6억9900만위안 적자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 했다. 적자를 기록한 기업 수는 21개사로 6월 보다 그 수가 10곳이나 줄었다.
그동안 중국 철강업계는 장사를 잘 해도 돼지고기 살 돈도 못 건질 정도로 불황의 늪을 지나고 있었다. 업계에 우스갯말로 철강 1t을 생산해 얻는 수익이 0.43위안에 불과해 30위안 정도 하는 돼지고기 1kg도 사지 못한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 우려로 상반기 까지만 해도 부진을 면치 못했던 중국의 철강 업계가 하반기 들어 가격과 매출이 동시에 올라가는 회생의 신호를 나타내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연 평균 성장률 목표 7.5%를 달성하기 위해 철도 투자를 늘리는 등 '미니 부양책'을 펴면서 철강 뿐 아니라 시멘트, 건설 장비 등 관련 업계 전반에 활기가 돌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멘트 가격은 6월 이후 반등했고 전통적 '비수기'인 7~8월 시멘트 매출도 늘었다. 8월 중국의 굴착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9% 증가하고 전월 대비로도 9% 늘어나는 등 건설기계업도 2년 만에 슬럼프에서 벗어나고 있다.
중국 경제 전문가들은 정부가 당분간 '미니 부양책'을 유지하면서 철강을 비롯한 원자재 수요가 연말까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줄리안 주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인프라 프로젝트 및 고정자산 투자가 계속 이어지면서 철강, 구리, 주석 등 원자재 수요가 연말까지 증가할 것"이라면서 "중국의 원자재 재고가 낮아진 것도 재고보충을 위한 수요 증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철강 및 관련업계의 회복은 중국이 여전히 인프라 투자를 통해 성장률을 끌어 올리고 있다는 방증이어서 중국 경제의 성장 불균형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킬 수 있는 부담을 안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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