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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집은 한국 경제의 골칫덩이"-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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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집은 한국 경제의 골칫덩이"-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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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한국에서 많은 은퇴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집 담보 대출을 받아 치킨 집을 개업한 탓에 치킨 집이 한국 경제를 위협하는 가계부채 위기의 뇌관으로 자리 잡았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국 내 치킨집 수는 지난 10년 사이 세 배로 증가해 3만6000개가 넘어섰다. WSJ는 50대 이상 은퇴자들이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너나 할 것 없이 치킨 집을 창업하면서 한국에서는 한 집 건너 한 집이 치킨 집일 정도로 '치킨 집 거품'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국에서 돈을 빌려 치킨 집을 창업하는 열기가 뜨거운 것은 취약한 연금 제도로 50대 이상 은퇴자들이 턱 없이 부족한 연금을 받고 있어 생계를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치킨 집이 성행하면서 한국에는 인구 1000명당 음식점 수가 12개로 미국의 6배, 일본의 2배 이상에 이를 정도다.


KB금융그룹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에서는 매년 7400개의 새로운 치킨 집이 개업할 정도로 치킨 집 창업이 인기가 높지만, 반대로 5000개의 기존 치킨 집이 폐업할 정도로 실패 확률도 높다. 공급 과잉 때문에 치킨 집 주인 절반 정도가 가게 문을 연 지 3년 안에 폐업 절차를 밟고, 80%는 10년 안에 가게를 정리하는 게 현실이다.


문제는 과도하게 밀집된 치킨 집이 사업 부진으로 이어지면서 가게 주인들이 치킨 집을 차리면서 빌린 대출금을 제때 못 갚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치킨 집 거품'이 한국의 금융 시스템을 붕괴시킬 정도는 아니지만 미상환 가계 대출 증가로 한국 경제가 소비 부진 및 은행 부실대출 증가의 부작용에 시달리게 될 것이란 게 WSJ의 분석이다.


2004년만 해도 한국의 가계대출 비중은 가처분소득의 103%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 136%로 급등했다. 미국 105%보다 높은 수준이다. 한국 정부가 국민행복기금을 통해 1억원 이하의 신용대출을 받고 6개월 이상 연체된 채무자에게 40~50%의 채무를 감면해주는 채무조정을 실시해 지금까지 15만5000명의 사람이 혜택을 입었지만 가계대출 비중을 끌어내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서울에서 치킨 집을 운영하는 강효선(51)씨는 WSJ를 통해 "치킨 집을 차리려는 사람이 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말리고 싶다"면서 "8년 전 가게를 차릴 때에는 인근에 치킨 집이 2개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4개로 늘어 상황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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