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아버지는 적어도 우리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다정한 분이었다."
260만 명에 달하는 유태인, 집시, 소련군 포로, 폴란드인, 독일인 정치범 등에 대한 강제노역과 학살에 가담한 핵심인물로 꼽히는 루돌프 헤스, 그의 딸인 브리지트(80)는 아버지를 이렇게 묘사했다.
브리지트는 자신의 구체적인 신상을 밝히지 않는 조건으로 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미국으로 건너온 이후 워싱턴의 한 의상실에서 35년 간 근무한 브리지트는 1972년 이후 버지니아에서 은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인터뷰에서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루돌프 헤스의 모습을 소개했다. 그는 "아버지가 집에 계실 때, 가족들과 함께 할 때, 그리고 일을 하고 돌아오셨을 때를 떠올리면 아버지는 이따금 슬퍼보였다"고 회상했다. 그 당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벌어진 일을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아버지가 당시 그 일을 하지 않으면 가족들이 위협을 받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브리지트는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브리지트는 자신의 아버지가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 소장을 지냈던 1940년 이후 4년간 수용소 인근의 2층짜리 빌라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당시 브리지트의 가족들이 살던 집은 죄수들로부터 빼앗은 가구가 들어차 있었고 몇몇 죄수들이 가족을 위해 시중을 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50년대 독일을 떠나 스페인으로 이주했고 그곳에서 약 3년간 패션모델로 활동했다. 이후 1961년 아일랜드계 미국인과 결혼해 현재 미국에서 살고 있다.
온라인이슈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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